
직전 완료 주간인 9월 28일~10월 4일 국내 스크랩·봉형강 시장은 한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았다. 국내 철스크랩은 주요 제강사의 연속 인하가 이어지며 9월 다섯째 주에도 약세를 보였지만, 일본 H2 수출가격은 톤당 4만8,500~5만엔 FOB를 지켰고 대만의 미국산 HMS 1&2 가격도 반등했다. 원료의 국내 조달가격은 내려갔지만 해외 조달비용은 쉽게 꺾이지 않은 셈이다.
완제품 쪽에서는 더 뚜렷한 엇갈림이 나타났다. 10월 건설향 철근 기준가격은 톤당 100만6천원으로 전월보다 1만9천원 내리며 1년 만에 하락 전환했다. 반면 현대제철은 10월 1일부터 H형강 판매가격을 톤당 5만원 인상했다. 철근은 원료가격 하락을 반영해 기준가가 내려갔고, 형강은 성수기 가격 방어를 위해 오히려 인상에 나섰다. 같은 전기로 제품군 안에서도 가격정책이 갈린 것이다.
철스크랩 6차 인하…국내는 약세, 해외는 하단 견조
철강금속신문과 한국철강자원협회가 전한 9월 다섯째 주 시장 자료에 따르면 국내 철스크랩 가격은 주요 제강사의 6차 인하가 반영되며 하락했다. 다만 선반설 등 일부 품목은 특별구매가 유지돼 보합권을 나타냈다. 국내 제강사가 계절적 입고량과 재고를 활용해 구매단가를 낮추는 흐름은 이어졌지만, 모든 품종이 동일한 속도로 내려간 것은 아니다.
해외시장은 국내보다 강했다. 9월 23일 기준 일본 H2 수출가격은 4만8,500~5만엔/톤 FOB, 달러 환산 약 308~317달러/톤으로 보합을 유지했다. 같은 시기 대만의 미국산 HMS 1&2(80:20)는 342~345달러/톤 CFR로 전주보다 5달러 올랐다. 국내 제강사에는 '국내 스크랩은 더 낮출 수 있지만 수입 대체재까지 동시에 싸지는 것은 아니다'라는 제약이 남아 있다.
| 구분 | 가격·변화 | 달러 환산 | 경영 의미 |
|---|---|---|---|
| 일본 H2 수출 | 48,500~50,000엔/톤 FOB | 약 308~317달러/톤 | 수입 원료 하단 견조 |
| 대만 미국산 HMS 1&2 | 342~345달러/톤 CFR, 전주 +5달러 | 동일 | 아시아 스크랩 약세 제한 |
| 철근 10월 건설향 기준가 | 1,006,000원/톤, 전월 -19,000원 | 약 740달러/톤 | 원료 하락 반영, 1년 만의 인하 |
| 철근 유통가격 | 약 850,000원/톤 | 약 625달러/톤 | 기준가와 실거래 격차 지속 |
| H형강 소형 판매가 | 1,230,000원/톤, 10월 +50,000원 | 약 904달러/톤 | 가격 방어 시도 |
| H형강 대형 판매가 | 1,360,000원/톤, 10월 +50,000원 | 약 1,000달러/톤 | 인상분 안착 여부가 핵심 |
주: 원화의 달러 환산은 9월 29일~10월 1일 원·달러 환율이 대체로 1,350~1,360원대에서 움직인 점을 감안해 1달러=1,360원을 단순 적용했다. 일본 스크랩 달러값은 해당 시점 교차환율을 반영한 시장 자료를 사용했다.
철근은 기준가가 내려갔지만 유통 약세가 더 문제다
10월 건설향 철근 기준가격은 100만6천원/톤으로 1만9천원 내려갔다. 넉 달 연속 100만원대는 유지했지만 방향은 하락으로 돌아섰다. 더 중요한 것은 유통가격이 약 85만원/톤 수준에 머물렀다는 점이다. 기준가격과 유통 실거래 사이에는 약 15만6천원/톤의 간격이 남는다. 이는 제강사가 고시가격을 조정해도 실제 수요가 따라오지 않으면 마진 방어가 어렵다는 뜻이다.
동국제강도 10월 SD400 D10 철근 가격을 인상하는 가격정책을 내놓았지만 시장에서는 제조사 제시가격과 유통가격의 차이가 여전히 문제로 지적됐다. 건설경기 부진과 재고 부담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가격표를 올리거나 내리는 행위보다 실제 주문과 출하가 얼마나 따라오는지가 수익성을 결정한다.
H형강은 5만원 인상…두 달 만의 반등 시도
현대제철은 10월 1일부터 H형강 판매가격을 소형 123만원/톤, 대형 136만원/톤으로 각각 5만원 인상했다. 철근 기준가격이 하락한 것과 정반대의 선택이다. 형강은 성수기 수요와 가격 정상화를 전제로 인상에 나섰지만, 건설·플랜트 실수요가 충분히 뒷받침하지 않으면 유통시장에서 할인 경쟁이 다시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10월 초 형강 시장의 핵심 지표는 고시가격 자체가 아니라 출하량과 유통 재고의 감소 속도다. 제조사의 인상 공문이 실제 거래가격으로 전환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재고가 줄지 않는 상태에서 가격만 올리면 유통업체의 자금 부담이 먼저 커질 수 있다.
선재도 성수기만으로 가격을 올리기 어렵다
선재 시장 역시 성수기 진입과 수입 감소가 반드시 가격 강세로 연결되는 상황은 아니다. 최근 시장에서는 대내외 수요 부진 때문에 제품가격 동결 또는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봉형강 전반에서 공급자가 가격을 방어하려는 의지는 분명하지만, 최종 수요가 이를 흡수하는 속도는 품목별로 다르다.
제강사에는 '원료 하락=마진 개선' 공식이 단순하지 않다
국내 스크랩 구매가격 하락은 전기로 제강사의 원가에는 분명 긍정적이다. 그러나 철근 기준가격도 하락하고 유통가격이 더 낮은 수준에 머문다면 원료비 절감분이 그대로 마진으로 남지 않는다. 반대로 H형강처럼 판매가격을 올리더라도 출하가 줄면 고정비 부담과 재고금융 비용이 커질 수 있다.
제강사는 향후 4~6주의 스크랩 입고량과 완제품 주문잔량을 함께 봐야 한다. 국내 스크랩만 보고 추가 인하를 서두르다가 일본·미국산 수입가격이 강해질 경우 필요한 물량을 다시 높은 가격에 보충해야 할 수 있다. 구매단가의 절대 수준보다 국내·수입 조달 포트폴리오의 안정성이 중요하다.
유통업체는 가격보다 회전일수를 먼저 봐야 한다
철근·형강 유통업체에는 추석 이후 첫 영업주간의 실제 주문이 중요하다. 철근 기준가격 인하가 추가 유통가격 하락으로 번질지, H형강 5만원 인상이 실거래에 안착할지를 동시에 확인해야 한다. 어느 쪽이든 재고를 과도하게 늘려 방향성에 베팅하는 전략은 위험하다. 판매량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높은 가격의 재고를 쌓으면 여신과 현금흐름이 먼저 악화될 수 있다.
스크랩업체 역시 제강사의 추가 인하 가능성과 해외가격의 하단을 함께 봐야 한다. 국내 제강사 인하가 계속돼도 해외가격이 버티면 수출 또는 대체 조달의 상대가치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입고 경쟁보다 품목별 회전과 현금화를 우선할 시점이다.
이번 주 관전 포인트
- 스크랩: 국내 제강사의 추가 인하 여부와 일본 H2 5만엔선 유지 여부를 함께 확인한다.
- 철근: 100만6천원 기준가보다 85만원대 유통가격의 추가 하락 여부와 실제 건설향 출하가 중요하다.
- H형강: 5만원 인상분이 실거래에 반영되는지, 유통재고가 감소하는지 확인한다.
- 현금흐름: 추석 이후 주문 회복이 약하면 제강사·유통 모두 가격 방어보다 재고 회전이 우선이다.
지난주는 '국내 원료 약세'와 '해외 원료 강세', '철근 가격 인하'와 '형강 가격 인상'이 동시에 나타난 주간이었다. 신호가 엇갈릴수록 경영진이 봐야 할 것은 가격표가 아니라 물량이다. 10월 초 봉형강 시장의 승부는 얼마나 높은 가격을 제시했느냐보다 그 가격에 실제로 얼마나 출하했느냐에서 갈릴 가능성이 크다.
자료: 한국철강자원협회, 철강정보원 동북아 스크랩 시황(2026-09-29), 서울외환시장 관련 공개자료. 철강정보원 재구성·분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