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9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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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명언] 영국 CBAM 두 달 앞, 철강 수출의 손실은 선적 전에 결정된다…프랭클린의 예방론

올해 철강 수출계약을 확정하는 영업 담당자에게 내년의 탄소비용은 아직 가격표에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영국은 2027년 1월 1일부터 철강 등 특정 수입품에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적용한다. 통관 이후 처음 확인하는 배출정보나 계약서에서 빠뜨린 비용 부담 조항은 뒤늦게 협상하기 어렵다. 이제 수출경쟁력은 철강의 품질과 판매단가만이 아니라 제품에 연결된 배출자료를 얼마나 정확히 준비했는가에서도 갈릴 수 있다.

해 질 녘 햇살이 들어오는 철강 코일 가공센터에서 직원 없는 검수대 위 금속 시편과 캘리퍼스, 반짝이는 코일, 배후 항만이 함께 보이는 수채화풍 산업현장

지난 10월 16일 영국 국세청(HMRC)은 과세율 적용 방식, 배출강도 확인, 기본 배출값과 기록 보존에 관한 지침을 잇달아 공개했다. 이는 아직 특정 한국산 철강에 얼마의 비용이 발생한다는 확정 통지가 아니다. 오히려 시행 전부터 수출자와 수입자가 무엇을 확인하고 어떤 정보를 주고받아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실무 신호다. 철강정보원은 이 변화를 수출가격 인상이나 탄소 규제라는 단일 문제보다 거래 준비와 책임 배분의 문제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프랭클린이 말한 예방은 화재가 난 뒤의 대응이 아니었다

벤저민 프랭클린이 1735년 2월 4일 『펜실베이니아 가제트』에 실은 글 「도시를 화재로부터 보호하는 방법」에는 “An Ounce of Prevention is worth a Pound of Cure”라는 오래된 격언이 등장한다. 작은 예방이 큰 사후 수습보다 낫다는 뜻이다. 이 글은 집에서 불씨를 옮기는 습관, 굴뚝 청소, 소방설비와 공동 대응체계를 다뤘다. 프랭클린이 철강 관세를 예견했다는 뜻은 아니며, 이미 위험을 알고 있을 때 준비를 뒤로 미루지 말라는 사고방식에서 오늘의 연결고리를 찾을 수 있다.

이 구절은 프랭클린이 창안한 문장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그가 이전부터 쓰이던 격언을 실제로 인용한 사실이 확인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유명인의 이름보다 말이 나온 맥락이다. 도시가 화재 이후 더 많은 물과 인력을 투입하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듯, 철강업체도 선적한 뒤 도착원가와 인증비용을 놓고 분쟁하는 것보다 계약 전에 검증할 항목을 나누는 편이 합리적이다.

영국의 새 규칙, 관세율보다 먼저 확인할 것은 배출강도

영국 정부가 2026년 9월 정비한 관련 법령과 10월 16일 공개한 설명자료에 따르면 CBAM은 2027년 1월 1일 시행되며 철강·알루미늄·시멘트·비료·수소의 지정 품목을 대상으로 한다. 법률상 납세의무는 영국의 해당 수입자 측에 발생하지만, 영국 고객이 한국 공급자에게 배출강도 자료를 요구하면 수출기업의 영업과 생산부서가 자료의 출처와 산출범위를 설명해야 한다. 시행일과 신고·등록 절차는 별개의 문제다.

HMRC는 수입품의 내재배출량을 수입 중량 × 제품의 배출강도로 계산한다고 설명한다. 배출강도는 제품 톤당 이산화탄소환산량(tCO₂e/톤)으로 표시한다. 영국 수입자는 적격 검증인의 검증을 거친 실제 배출강도 또는 정부가 제시한 기본값을 사용할 수 있다. 따라서 자료를 확보하지 못한 모든 거래가 즉시 통관 불가가 된다고 말할 수는 없다. 다만 어떤 방식을 적용할지에 따라 견적의 확실성과 사후 자료확인 부담이 달라진다.

영국의 CBAM 세율은 철강을 포함한 부문별로 구분되고 해당 수입 분기에 따라 달라진다. HMRC는 2027년부터 분기 초에 적용 세율을 공표하겠다고 안내했다. 그러므로 2026년 10월의 예시 수치나 장래 추정치를 한국산 열연·냉연·후판의 확정 부담액인 것처럼 적어 영업 제안서에 넣어서는 안 된다. 실제 비용은 대상 품목의 상품코드, 중량, 적용 배출강도, 수입 시기와 허용되는 탄소가격 감면 조건 등에 따라 검토해야 한다.

확인 항목영국 공식 안내(2026년 10월 기준)거래상 의미
시행일2027년 1월 1일2027년 도착·수입 예정 물량부터 대상 여부 검토
적용 부문철강·알루미늄·시멘트·비료·수소 지정 품목품목명뿐 아니라 상품코드로 판정
배출량 산정제품 중량 × 배출강도(tCO₂e/톤)공장·제품별 자료와 수입중량의 대응 필요
배출강도 선택독립 검증된 실제값 또는 HMRC 기본값자료의 유무와 검증 수준을 계약 전에 확인
CBAM 세율2027년부터 분기 초 공표, 부문·수입분기별 적용장기계약의 비용조정 조항 검토
수입자 등록의무 대상에 해당하면 등록, 등록 개시는 2028년 1월 1일과세 시작과 등록 개시일을 혼동하지 말 것

자료: 영국 HMRC CBAM 준비 안내, CBAM 세율 안내(2026.10.16), 배출강도 산정·신고 지침(2026.10.16). 등록 개시일과 과세 개시일은 다르다.

세계 철강시장은 회복 속도가 다른데, 증빙 책임은 동시에 다가온다

세계철강협회가 10월 23일 공개한 9월 조강생산은 보고 대상 70개국 합계 1억4,240만메트릭톤으로 전년 같은 달보다 0.2% 감소했다. 유럽연합 생산은 1,010만메트릭톤으로 5.0% 감소했고 한국은 520만메트릭톤으로 3.6% 늘었다. 이 숫자만으로 영국 수입수요를 추정할 수는 없지만 지역별 생산 여건이 같지 않다는 점은 확인된다. 같은 수출 오퍼라도 공급자의 생산구조와 데이터 관리 역량에 따라 영국 구매자가 요구하는 확인 절차가 달라질 수 있다.

세계철강협회가 10월 12일 발표한 단기전망은 2026년 세계 철강 수요를 17억2,200만메트릭톤으로 사실상 보합, 2027년에는 1.7% 증가한 17억5,200만메트릭톤으로 제시했다. 회복을 기대하는 물량을 선점하려는 경쟁과 신규 규제에 대한 준비가 함께 진행되는 상황이다. 이 전망은 거래가 확정됐다는 의미가 아니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지 않을수록 수출자는 낮은 판매가격으로 확보한 주문이 실제로 얼마나 남는 거래인지 더 엄격하게 따져야 한다.

지표기준일·성격수치전년 대비·전망
세계 조강생산2026년 9월 실적142.4백만 메트릭톤-0.2%
EU 조강생산2026년 9월 실적10.1백만 메트릭톤-5.0%
한국 조강생산2026년 9월 실적5.2백만 메트릭톤+3.6%
세계 철강 수요2026년 전망1,722백만 메트릭톤사실상 보합
세계 철강 수요2027년 전망1,752백만 메트릭톤+1.7%

자료: 세계철강협회 9월 조강생산(2026.10.23), 2026년 10월 단기 수요전망(2026.10.12). 생산실적과 수요전망은 통계 개념이 다르므로 직접 비교하여 재고 변화를 산출하지 않았다.

탄소비용의 첫 갈림길은 제철소와 영업부서 사이에 있다

고로 일관제철 철강사는 철광석·원료탄 투입부터 제선·제강·압연과 제품 출하에 걸친 공정의 경계를 먼저 정리해야 한다. 배출계산 결과가 있다고 해서 영국 CBAM에 필요한 데이터로 곧바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해당 제품이 어떤 생산설비와 공정을 거쳤는지, 계산기간과 검증 기준이 일치하는지, 고객에게 전달할 수 있는 증빙이 갖춰졌는지 확인해야 한다. 같은 판재류라도 강종과 생산 경로가 다르면 자료의 연결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

스크랩 기반 전기로 제강사는 공정구조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별도 검증 없이 저탄소 판정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원료 구성과 전력의 적용 범위, 생산공정의 데이터 경계가 제도 기준에 맞는지가 중요하다. 수출용 철근·형강·선재를 다루는 경우 실제 대상 품목인지 상품코드별 확인이 선행돼야 한다. 절감된 배출량을 주장하기 전에 검증 가능한 산정자료를 갖추는 것이 더 안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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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렛이나 슬래브를 외부에서 사들여 압연하는 재압연사·리롤러의 과제는 더 복잡할 수 있다. 상류에서 받은 반제품이 어느 생산설비에서 만들어졌는지, 후속 압연 과정의 자료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살펴야 한다. 반제품의 거래단계가 바뀌었다고 원래 생산과정의 정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실제 CBAM 계산 범위는 해당 상품코드와 기술 지침을 기준으로 별도 판정해야 하며, 일률적인 배출배수는 적용할 수 없다.

유통·가공·트레이딩이 놓치기 쉬운 것은 비용 귀속의 시간차

철강 유통업체와 코일 서비스센터는 제품의 물리적 품질을 확인하는 데 익숙하지만, 탄소자료가 고객 요청 시점에 즉시 전달될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슬리팅·절단을 거친 코일에 공급사·입고일·생산로트 정보가 남아 있어야 실무 대조가 가능하다. 공장 인증서만 첨부하고 실제 출하 제품과 연결하지 못하면 수입자에게 추가 소명이 요구될 수 있다. 모든 상품이 별도 인증을 의무적으로 필요로 한다고 단정하기보다, 거래별 자료 흐름을 미리 점검해야 한다.

수출 트레이더에게는 2026년 말 선적·2027년 도착 물량이 특히 계약 검토 대상이다. 영국 CBAM은 기본적으로 영국 수입자에 부과되지만, 판매가격과 계약조건을 통해 경제적 부담이 공급자에게 전가될 여지는 있다. 따라서 FOB와 CFR 같은 인도조건만으로 탄소 관련 비용 분담이 자동 결정된다고 간주할 수 없다. 세금·자료 제공·검증비용·오류 발생 시 수정절차를 계약서에서 구분해야 한다.

예를 들어 수입자가 기본값으로 신고해도 되는 거래라면 공급자의 실제 배출정보를 확보하는 편이 항상 유리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 검증비용과 자료 준비기간, 기본값과 실제값의 차이, 구매자의 의무를 비교해야 한다. 반대로 배출자료를 제공하겠다고 계약했는데 검증되지 않은 계산표를 건네면 이행을 둘러싼 갈등이 생길 수 있다. 어느 쪽이 유리한지는 제품·공장·계약별로 달라지는 경영 판단이다.

자동차·건설·기계 등 영국 최종 수요기업도 철강 조달을 단순 구매가격으로만 비교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다만 모든 수요산업의 거래가 CBAM 직접 납세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직접 의무를 지는 주체와 공급망 내부에서 정보를 제출해야 하는 주체를 구분해야 한다. 계약이 누적될수록 데이터 요청에 대응하는 시간과 비용도 간접적인 거래경쟁력으로 작동할 수 있다.

경영진이 11월에 확인해야 할 네 가지 계약 항목

첫째, 상품코드와 입항 시점을 견적서에 연결해야 한다. 규제대상에 해당하는지와 세율 적용 분기는 거래마다 확인할 사항이다. 2026년에 계약했더라도 2027년에 수입되는 물량이라면 시점 문제를 별도로 검토해야 한다. 선적일과 영국 수입일이 동일하지 않다는 점부터 점검할 필요가 있다.

둘째, 생산로트에서 배출강도 자료까지 이어지는 책임자를 지정해야 한다. 제조·품질·환경·영업·물류 부서가 각각 가진 자료를 고객이 요구한 상품코드와 연결하는 경로가 있어야 한다. 숫자 하나를 만들어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검증보고서, 적용기간, 공정 범위가 서로 일치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셋째, 실제값과 기본값 중 어느 방식을 선택할지 고객과 협의해야 한다. HMRC는 기본 배출값 사용을 허용하지만 모든 업체에 최선의 방법이라고 보장하지는 않는다. 실측과 검증을 준비할 경우 소요기간과 비용을 명시하고, 계약 확정 전 영국 수입자가 수용할 증빙 형태를 확인해야 한다.

넷째, 세율이 나중에 확정되는 장기계약에는 비용변경 규칙을 두어야 한다. 분기별 발표를 기다려야 하는 항목을 현재 확정 가격으로 포장하지 않는 것이 출발점이다. 배출자료 미제출, 수입 일정 변경, 사후 정정 요청에 대한 연락 창구와 협의절차까지 정해 두면 불필요한 분쟁을 줄일 수 있다.

지금 필요한 예방은 더 많은 서류가 아니라, 더 적은 불확실성이다

프랭클린이 화재 현장에서 지적한 문제는 진화 도구의 부족만이 아니었다. 사람과 장비가 있어도 사전에 정해 둔 역할과 방법이 없으면 대응은 늦어진다. 오늘 철강 수출계약에서도 환경부서만 배출량을 알고 영업부서는 가격만 협상한다면 새로운 규칙은 비용과 시간을 늘리는 요소가 될 가능성이 높다. 서로 다른 부서가 같은 거래를 이해할 수 있도록 정보를 연결하는 일이 첫 번째 예방이다.

2027년 영국 CBAM을 앞둔 한국 철강업체의 질문은 단순하다. 새 탄소비용이 얼마나 되는가를 묻기 전에, 그 비용을 계산할 자료와 책임을 누가 언제까지 확정하는가부터 답해야 한다. 국경에서 뒤늦게 해결할 문제를 제철소와 계약서에서 먼저 해결하는 기업이 변화하는 무역환경에서 더 많은 선택권을 갖게 될 것이다.

자료와 출전

명언: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 Founders Online, Benjamin Franklin, On Protection of Towns from Fire(1735.2.4). 제도: 영국 HMRC CBAM 안내, 배출강도 안내, 해외 생산설비 배출정보 지침(모두 2026.10.16). 생산·수요: worldsteel 9월 조강생산(2026.10.23), worldsteel 10월 단기전망(2026.10.12). 산업별 위험과 계약상 고려사항은 철강정보원의 분석이며 개별 기업 거래사례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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