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열연(HRC) 가격이 10월 마지막 주에도 오름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가격을 움직인 힘은 완성차나 가전, 건설 수요의 뚜렷한 회복보다는 연내 가용 물량이 줄어들고 수입 조달 선택지가 좁아진 데 있다. 제철소의 호가가 올라가도 유통·가공업체가 적극적으로 재고를 쌓지 않는 현상은 이번 주에도 해소되지 않았다.

10월 30일 평가에서 북유럽 공장도 열연지수는 750.75유로/mt로 전일 대비 1.06유로, 전주 대비 1.75유로 올랐다. 이탈리아는 745.31유로/mt로 전일 대비 2.18유로, 전주 대비 6.25유로 상승했다. 북유럽과 이탈리아의 상승 폭 차이는 공급 사정이 지역별로 다르다는 점을 보여주며, 유럽 전체의 수요 강도가 동일하게 회복됐다는 뜻은 아니다.
공급이 지지한 소폭 상승…연내 물량보다 내년 인도가 논의
북유럽에서는 제철소들이 2026년 생산분 판매를 상당 부분 마치고 2027년 1월 인도 물량 협상으로 옮겨갔다는 시장 평가가 나왔다. 12월 보수와 짧아진 가동일수도 공급을 제약한다. 10월 30일 확인된 공장도 호가는 765~770유로/mt이며, 일부 780유로/mt 제시는 실제 거래 가능한 수준으로 인정되지 않았다.
주초에는 구매자 지불 의향이 730~745유로/mt, 일부 12월 인도 계약은 740~755유로/mt로 파악됐다. 호가와 성약·평가 지수를 뒤섞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시장의 핵심은 높은 호가가 아니라 생산 일정에 맞춰 실제로 확보할 수 있는 규격과 물량이 얼마인지에 있다.
| 구분 | 가격·변화 | 평가기준 |
|---|---|---|
| 북유럽 HRC | 750.75유로/mt(약 839달러/mt), 전주 +1.75유로 | 10월 30일, 공장도 지수 |
| 이탈리아 HRC | 745.31유로/mt(약 833달러/mt), 전주 +6.25유로 | 10월 30일, 공장도 지수 |
| 북유럽 제철소 호가 | 765~770유로/mt(약 855~860달러/mt) | 10월 30일, 공장도 제시가격 |
| 북유럽 수입 HRC | 595~670유로/mt(약 665~749달러/mt) | 10월 28일, CFR 범위 |
달러 병기는 유럽중앙은행의 10월 30일 기준환율 1유로=1.1172달러를 적용한 참고 환산액이다. 공장도(EXW)와 CFR 수입가격은 운송·통관·쿼터 비용 및 납기를 포함하는 범위가 달라 표시 가격을 그대로 차익으로 계산할 수 없다. ECB 환율 자료를 참고했다.
이탈리아 타란토 변수는 수급 구조의 문제
이탈리아에서는 10월 29일 대법원이 타란토 제철소의 고로 등 고온 공정 가동중단 명령을 유지했다. 이는 실제 가동 일정과 재개 가능성에 불확실성을 높인다. 타란토 외 국내 열연 공급원이 한정돼 있고 일부 재압연 설비의 공급 차질이 겹쳐, 구매자의 입장에서는 단순한 가격보다 원판 확보 위험이 더 큰 과제가 되고 있다.
EU의 철강 수입 조치 역시 수입재와 역내 제품 간 가격 비교를 복잡하게 만든다. 쿼터와 추가 관세는 수입재 계약의 총원가뿐 아니라 도착 시점에 따른 통관 위험을 높일 수 있다. 따라서 600유로대 수입 호가가 존재해도 이를 곧바로 740~750유로대 내수 재고의 대체재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한국 시장 참여자의 선택: 가격보다 조달 일정과 최종원가
한국 철강사의 유럽향 판매에서는 서류상 수출가격보다 원산지별 쿼터 적용, 탄소 관련 규제, 도착 일정이 수익성을 결정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다. 트레이더와 코일센터는 공급 부족 기대만으로 과잉 매입하기보다 실제 인도 가능일, 규격별 가용 재고, 운송비와 추가 관세 시나리오를 비교할 필요가 있다. 강한 공급 제약이 실수요 회복으로 이어지는지는 아직 별도의 검증이 필요하다.
다음 주에는 2027년 1월 인도용 거래 성약가격, 유통업체의 발주량, 이탈리아의 타란토 가동 상황, 역내 생산 보수 일정과 수입 쿼터 소진 속도를 우선 확인해야 한다. 새 성약이 호가를 따라가지 못한다면 주간 지수 상승이 실제 시장 전반의 가격 전가로 확산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자료 기준: 10월 27~30일 시장 가격평가 및 현지 수급자료. 유럽 정책 배경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설명을 참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