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로 산업에서 철스크랩만이 유일한 철원료라는 인식은 점차 현실과 멀어지고 있다. 잔류원소 관리가 필요한 고급강 생산에서는 직접환원철(DRI), 열간성형환원철(HBI), 선철을 스크랩과 조합해 원료 품질과 원가를 조정한다. 최근 미국의 대규모 DRI 투자 발표와 중동의 생산 위축은 이 선택지의 가치를 새롭게 부각한다.

미국 U.S. Steel은 10월 30일 아칸소주 오세올라의 Big River Steel Works에서 19억달러 규모 DRI 시설의 착공식을 개최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미네소타 철광석 광산·펠릿 사업과 아칸소 전기로 제강라인을 직접 연결하려는 프로젝트다. 회사는 부지 준비가 이미 진행 중이며 실제 건설 공사는 2026년 후반 본격화할 것으로 설명했다. 따라서 착공식 개최를 당장 제품 생산이 시작됐다는 의미로 해석하면 안 된다.
철광석부터 전기로까지, 미국의 수직계열화
U.S. Steel의 설명에 따르면 새 시설에서 생산되는 DRI는 인접 전기로에 고온 상태로 투입할 수 있다. 운송·재가열 부담을 줄이고 고품질 철원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려는 구상이다. 필요 시 HBI 형태로 가공해 다른 사업장으로 운송할 수 있다는 점도 기업이 제시한 사업모델이다. 다만 실제 상업 생산 일정과 운영원가는 별도의 투자 진척 및 가동자료가 확인돼야 판단할 수 있다.
회사가 제시한 고용효과는 완공 후 상시 일자리 약 200개, 공사 최대 시점 일자리 약 2,000개다. 이는 예상치로 확정된 고용인원이나 당장의 신규 제강 생산량으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 또 Big River의 기존 강재 생산능력과 신규 DRI 생산능력은 서로 다른 지표다.
| 금속원료·투자 항목 | 지표 | 기준 |
|---|---|---|
| U.S. Steel DRI 신규 투자 | 19억달러 | 10월 30일 공식 착공 발표 |
| 인도 Raipur 국내 DRI, 80% Fe | 27,600루피/mt(평가기관 환산 약 290달러/mt) | 10월 29일, 공장도·세금 별도 |
| 흑해 선철 수출 | 355달러/mt, 주간 +10 | 10월 29일 참조, FOB |
| 브라질 선철 수출 | 450달러/mt, 주간 변동 없음 | 10월 29일 참조, FOB |
| 지중해 HBI 수입 | 402달러/mt, 주간 변동 없음 | 10월 29일 참조, 수입평가 |
중동 생산 감소와 지역별 공급 위험
10월 말 산업통계에 대한 시장자료 분석에서는 2026년 1~9월 주요 중동 DRI 생산국의 합계 생산이 약 3,200만mt로 전년 동기보다 18.8% 감소한 것으로 소개됐다. 이 가운데 이란 약 2,140만mt(-18.8%), 사우디아라비아 약 290만mt(-42.3%), 카타르 약 100만mt(-43.4%)로 하락 폭이 컸다. 해당 수치는 시장전문자료가 세계철강협회 통계를 인용한 집계로, 이번 기사에서 국가별 공식 원표를 별도로 재확인한 값은 아니다.
반면 이집트는 1~9월 약 520만mt로 7.4%, 리비아는 약 140만mt로 10.5% 늘었다는 자료가 제시됐다. 중동 전체를 단일 공급 부족 지역으로 묶기보다 에너지 조달, 제강수요, 수출가능량이 국가마다 다르다는 점을 읽어야 한다. 가스 공급이나 해상운송 차질의 지속기간이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는 상황에서 공급 감소 원인을 하나로 단정하지 않는다.
금속원료의 가격도 같은 기준에서 비교해야 한다. 선철 FOB 흑해 355달러와 브라질 FOB 450달러, 지중해 HBI 수입 402달러는 제품의 철함량과 탄소함량, 출발·도착조건 및 규격이 모두 다르다. 이 가격의 단순 차액을 수익성이나 대체가능성으로 읽는 것은 잘못이다. 전기로에 투입될 때의 잔류원소, 금속 회수율과 용해전력, 배송비를 포함한 '유효 철원 단가'가 더 중요하다.
한국 제강·트레이딩 업계에 남는 선택
한국의 전기로 제강사와 원료 트레이더는 고급강 생산용 프리미엄 스크랩, DRI/HBI, 선철의 가용 물량과 실제 총원가를 비교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수출입 계약에서는 철함량·금속화율·분말 비율·수분·재산화 방지조치 등 원료별 특성에 맞는 검수 조항을 분명히 해야 한다. 수입산 HBI의 표시가격이 낮아도 해상운송과 품질 조정비용이 높으면 최종 손익은 달라질 수 있다.
향후 확인할 변수는 미국 신설 시설의 공정 일정, 중동의 에너지·원료 조달 안정화 여부, 브라질과 흑해 선철의 신규 실제 성약, 인도 DRI와 스크랩 간 가격차다. 이들 지표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인다면 철원료 공급망의 다변화 필요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다.
공식 자료: U.S. Steel 10월 30일 발표. 가격·중동 생산자료는 10월 28~29일 국제 원료시장 집계와 대조해 철강정보원에서 재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