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을 막은 가격의 벽,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에서 새로운 물길이 열렸다
단단해진 국내 열연가격의 하단을 향해 8월 도착 수입재가 밀려오기 시작했다

7월 22일 오전 9시 10분, 해동인터내셔널 서지아 트레이더의 전자우편함에 새로운 열연강판 오퍼가 도착했다.
인도네시아산 열연강판 SS400.
한국향 가격은 톤당 538달러 CFR.
8월 말 선적 조건이었다.
서지아는 화면을 확대해 규격과 결제조건을 다시 확인했다.
한 달 전 같은 철강사가 제시했던 가격은 톤당 548달러였다.
이번에는 다시 10달러가 내려갔다.
그녀는 계산기를 두드린 뒤 원·달러 환율표를 열었다.
환율이 최근 하락하면서 원화로 환산한 수입원가도 낮아지고 있었다.
관세와 통관비, 금융비용, 하역비와 운송비를 더해야 했지만 가격만 놓고 보면 국내 열연 유통시장에 충분히 진입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서지아는 오퍼 자료를 출력해 청람철강 김민철 상무에게 전화를 걸었다.
“상무님, 인도네시아에서 다시 가격을 내렸습니다.”
“얼마지?”
“538달러 CFR입니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김민철은 그 숫자가 의미하는 바를 알고 있었다.
“결국 중국산을 막으니 다른 곳에서 들어오는군.”
“중국산을 막은 것은 아닙니다. 약속가격 아래로 들어오지 못하게 한 것이죠.”
“시장에서는 결과가 비슷하게 보일 때가 있어.”
김민철이 말했다.
“싼 물량은 언제나 다른 항구를 찾으니까.”
100만 원을 바라보던 시장
7월 초까지만 해도 국내 열연 유통시장에서는 톤당 100만 원 회복 가능성이 거론됐다.
6월 한 달 동안 국산 정품 열연강판은 톤당 95만~96만 원에서 보합세를 이어갔다.
저가 재고가 소진되고 철강사들이 유통향 공급을 조절하면서 7월 초 가격은 톤당 96만~97만 원으로 소폭 상승했다.
일부 유통업체는 톤당 98만 원의 호가를 제시했다.
수입대응재는 톤당 94만~95만 원, 일반 수입재는 톤당 92만 원 안팎에서 거래됐다.
시중 재고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가격 하단은 단단해 보였다.
태산제철도 유통시장 공급보다 대형 실수요업체 판매를 우선했다.
유통업체들은 철강사의 공급 축소가 이어지면 국산 정품 열연가격이 톤당 100만 원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기대했다.
그러나 7월 하순까지 시장은 100만 원에 도달하지 못했다.
건설경기 부진과 여름철 비수기로 실수요가 살아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7월 21일 기준 국산 정품 열연 유통가격은 여전히 톤당 96만~97만 원에 머물렀다.
수입대응재는 톤당 94만~95만 원, 일반 수입재는 톤당 92만 원 수준을 유지했다.
철강사의 인상 의지는 강했지만 유통시장의 주문은 약했다.
가격은 쉽게 떨어지지 않았으나 위로 올라갈 힘도 부족했다.
| 구분 | 7월 하순 가격·물량 | 시장 의미 |
|---|---|---|
| 국산 정품 열연 | 톤당 96만~97만 원 | 낮은 재고로 하단 유지 |
| 수입대응재(GS) | 톤당 94만~95만 원 | 국산과 수입재 사이의 방어선 |
| 일반 수입 열연 | 톤당 92만 원 안팎 | 8월 신규 수입재와 경쟁 예상 |
| 인도네시아산 오퍼 | 톤당 538달러 CFR | 전월 오퍼 대비 10달러 하락 |
| 베트남산 오퍼 | 톤당 555~556달러 CFR | 9월 말 선적 조건 |
| 베트남 대량구매 가격 | 톤당 530~535달러 수준 | 내수·대량계약 중심의 할인 가격 |
| 6월 국내 열연 수입 | 약 21만 톤 | 수입재 영향력 재확대 |
| 6월 중국산 수입 | 약 8만 톤 | 전월 대비 7만 톤 이상 증가 |
표 안의 숫자들은 서로 다른 조건을 가지고 있었다.
국내 유통가격은 이미 통관과 하역, 운송과 금융비용이 반영된 원화 거래가격이었다.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산 오퍼는 한국 항구 도착도 기준인 CFR 가격이었다.
베트남의 톤당 530~535달러 수준은 대량 구매자를 대상으로 한 현지 할인판매 성격이 강해 한국향 일반 오퍼와 그대로 비교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방향만큼은 분명했다.
동남아시아 철강사들이 가격을 낮추고 있었다.
중국산은 줄지 않았다
정부가 중국산과 일본산 열연강판에 반덤핑 조치와 가격약속을 도입했을 때 시장은 중국산 수입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가격약속에 참여한 철강사는 정부가 정한 최저수입가격 이상으로 한국에 수출해야 했다.
업계에서 추정하는 중국산 열연의 최저수입가격은 톤당 550달러 안팎이었다.
실제 한국향 중국산 열연 계약가격은 톤당 560~570달러 수준에서 거론됐다.
중국 일반 수출시장의 톤당 500달러 FOB 가격을 한국에 그대로 적용할 수 없었다.
하지만 가격약속은 수입량을 제한하는 제도가 아니었다.
약속가격 이상이면 중국산 열연은 계속 한국에 들어올 수 있었다.
국내가격과 중국산 수입원가 사이에 마진이 생기면 수입계약은 다시 증가할 수 있었다.
실제로 6월 국내 열연강판 수입량은 약 21만 톤에 달했다.
이 가운데 중국산은 약 8만 톤으로 전월보다 7만 톤 이상 늘었다.
잠정 반덤핑관세 부과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었다.
김민철은 수입통계표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우리는 중국산 가격이 올라가면 수입량도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했어.”
서지아가 대답했다.
“가격의 하단이 높아진 것이지 물량의 문이 닫힌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이제는 중국산 옆에 인도네시아산과 베트남산까지 서 있군.”
“대만산 오퍼도 시장에서 계속 확인되고 있습니다.”
김민철은 국산 열연 재고표와 수입통계를 나란히 놓았다.
국내 유통재고는 많지 않았다.
그런데 해외에서 한국으로 향하는 계약물량은 늘어날 가능성이 있었다.
현재 창고가 비어 있다는 사실만으로 두 달 뒤에도 공급이 부족하다고 장담할 수 없었다.
태산제철의 공급전략
같은 날 오후, 태산제철 장도현 마케팅전략실장은 유통향 판매회의를 주재했다.
회의실 화면에는 국내 열연 유통가격과 국가별 수입 오퍼가 함께 표시돼 있었다.
“국산 정품은 96만~97만 원에서 버티고 있습니다.”
영업담당 임원이 보고했다.
“유통재고가 많지 않고 당사의 유통향 공급도 제한적이어서 추가 하락 가능성은 크지 않습니다.”
장도현이 물었다.
“인도네시아산 538달러는?”
“환율 하락까지 감안하면 가격경쟁력이 있습니다. 아직 대규모 성약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수입업계 문의가 늘고 있습니다.”
“베트남은?”
“한국향 오퍼는 555~556달러 수준입니다. 다만 현지 내수가격이 크게 내려가고 있어 추가 인하 가능성이 있습니다.”
장도현은 보고서를 넘기지 않았다.
태산제철은 유통향 공급을 줄이고 자동차, 조선, 산업설비 등 실수요 판매 비중을 높여 가격을 지지해 왔다.
이 전략은 시중 재고를 낮추는 데 효과가 있었다.
그러나 국내 공급을 지나치게 줄이면 부족한 물량을 수입재가 채울 수 있었다.
수입재가 시장에 자리를 잡으면 철강사가 나중에 유통향 공급을 늘리더라도 판매기반을 되찾기 어려울 수 있었다.
“공급을 줄이면 가격은 지킬 수 있습니다.”
장도현이 말했다.
“하지만 우리가 비운 자리를 누가 채우는지도 봐야 합니다.”
회의실이 조용해졌다.
국내 철강사의 공급 축소는 가격 하단을 지지했다.
동시에 수입업체에는 새로운 계약의 명분을 제공했다.
공급 조절과 시장점유율 사이의 균형이 흔들리고 있었다.
청람철강의 선택
김민철은 인도네시아산 열연 계약을 두고 고민했다.
톤당 538달러 CFR는 분명 매력적인 가격이었다.
최근 환율을 적용하면 원화 기준 소재원가는 크게 낮아질 수 있었다.
일부에서는 통관과 부대비용을 더하더라도 톤당 80만 원 초반대의 원가 접근이 가능하다는 계산을 내놓았다.
하지만 실제 판매원가는 단순 환산가격과 달랐다.
관세와 통관비, 하역료, 창고료, 내륙운송비, 금융비용을 모두 더해야 했다.
계약 후 입항까지 환율이 오르면 예상마진이 사라질 수 있었다.
품질과 규격, 코일 중량, 클레임 조건도 확인해야 했다.
무엇보다 8월 말 선적 물량이 국내에 도착할 때 시장가격이 얼마일지 알 수 없었다.
청람철강의 영업팀장이 말했다.
“현재 일반 수입재가 톤당 92만 원입니다. 538달러면 충분히 해볼 만합니다.”
김민철이 물었다.
“그런데 왜 다른 수입업체들이 바로 계약하지 않고 기다리는 거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의 추가 인하 가능성 때문입니다.”
“더 싼 가격을 기다리는 건가?”
“그것도 있고, 9월 수요를 확신하지 못하는 겁니다.”
김민철은 창고 바닥에 쌓인 열연 코일을 바라봤다.
현재 재고는 많지 않았다.
지금 계약하지 않으면 9월에 판매할 물량이 부족할 수 있었다.
반대로 지금 계약한 뒤 동남아 철강사들이 가격을 더 낮추면 비싼 수입재고를 떠안을 수 있었다.
수입계약은 가격을 사는 일이 아니었다.
두 달 뒤의 시장을 미리 사는 일이었다.
“물량을 절반으로 줄여서 조건을 다시 받아보게.”
김민철이 말했다.
“환율 헤지 비용과 클레임 조건까지 전부 넣어 계산하고.”
영업팀장이 물었다.
“계약하시려는 겁니까?”
“아직은 아니야.”
김민철은 인도네시아산 오퍼서 위에 베트남산 가격표를 올려놓았다.
“지금은 철판을 고르는 시장이 아니라 어느 나라의 하락 속도가 더 빠른지 지켜보는 시장이니까.”
후판은 다른 길을 걷고 있었다
열연시장이 수입재 문제로 흔들리는 동안 대한플레이트 박준호 대표는 후판 재고를 점검하고 있었다.
7월 초 국산 후판 SS400 유통가격은 톤당 99만 원, SS275는 톤당 100만 원 수준까지 올라왔다.
6월 초 톤당 96만~97만 원이던 가격이 메이커의 유통향 공급 축소로 상승한 것이다.
철강사들은 조선과 반도체 공장, 데이터센터, 산업기계 등 프로젝트 물량을 우선했다.
유통시장에 배정되는 후판 물량은 이전보다 줄었다.
시장에서는 7~8월 유통향 공급이 평월보다 30% 안팎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수입 후판도 톤당 96만 원 수준으로 올라왔다.
열연과 달리 후판은 수입재의 가격경쟁력이 크게 높지 않았다.
수입가격과 환율 부담이 이어졌고, 국내 시장에서 요구하는 규격과 납기를 맞추는 것도 쉽지 않았다.
하지만 박준호는 열연시장의 변화를 무시할 수 없었다.
열연에서 시작된 동남아 철강사들의 저가 수출경쟁이 후판이나 슬래브, 다른 판재류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박준호는 장도현에게 전화를 걸었다.
“유통향 후판 공급을 계속 줄이실 겁니까?”
장도현이 대답했다.
“실수요 프로젝트를 우선하는 기조는 유지됩니다.”
“열연처럼 수입재가 빈자리를 채우면 어떻게 합니까?”
“후판은 열연과 조건이 다릅니다.”
“시장은 항상 다르다고 말하다가 어느 날 같아집니다.”
박준호는 국산 후판 재고표를 덮었다.
지금까지 후판가격을 지지한 것은 수요 회복이 아니라 공급 축소였다.
공급이 가격을 올릴 수는 있었다.
그러나 수요가 따라오지 않으면 높은 가격은 거래량 감소로 돌아왔다.
열연시장에서 벌어지는 일은 후판시장에 보내는 예고편일지도 몰랐다.
풍선의 반대편
산업통상자원부 이정훈 사무관의 회의자료에는 중국, 일본, 베트남, 인도네시아, 대만산 열연 수입량이 국가별로 정리돼 있었다.
중국·일본산 열연에 대한 반덤핑 조치와 가격약속은 초저가 물량의 유입을 막는 데 일정한 효과가 있었다.
하지만 특정 국가에 무역장벽이 세워지면 수입선이 규제를 받지 않는 다른 국가로 이동할 수 있었다.
이른바 제3국 풍선효과였다.
한쪽을 누르면 다른 쪽이 부풀어 올랐다.
중국산 가격이 MIP에 묶이자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대만산 가격의 매력이 커졌다.
이정훈은 한국금속산업협회 정하린 조사팀장에게 물었다.
“인도네시아산 538달러 오퍼가 실제 대량계약으로 이어졌습니까?”
“아직 시장 전체를 바꿀 정도의 성약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문의가 늘어난 것은 분명합니다.”
“베트남산은 555달러 선인데 왜 추가 하락 이야기가 나옵니까?”
“현지 내수가격이 급락했습니다. 대량 구매에는 530달러대 조건도 거론되고 있어 수출가격에 하락 압력이 생기고 있습니다.”
이정훈은 회의자료에 한 줄을 추가했다.
‘오퍼가격과 실제 성약가격을 구분할 것.’
낮은 오퍼가 제시됐다는 사실만으로 대량 수입이 확정된 것은 아니었다.
반대로 계약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위험을 무시할 수도 없었다.
정부가 확인해야 할 것은 단순한 가격 수준만이 아니었다.
수입량이 단기간에 급증하는지, 수출가격이 해당 국가의 내수가격이나 생산원가와 비교해 비정상적으로 낮은지 살펴야 했다.
원산지가 실제 생산국과 일치하는지도 확인해야 했다.
중국산 소재가 제3국에서 단순 가공되거나 서류상 원산지만 바꿔 들어오는 우회수출 가능성도 점검 대상이었다.
다만 정상가격으로 거래되는 수입까지 막아서는 안 됐다.
수입재는 국내 수요업체의 소재 선택권을 넓히고 지나친 가격 상승을 견제하는 역할도 했다.
정상적인 수입과 불공정한 덤핑을 구분하는 것이 핵심이었다.
8월의 부두
7월 24일 오후, 서지아는 인천항의 수입 일정표를 확인했다.
6월에 계약된 중국산 열연 일부가 이미 국내에 도착했다.
7월 계약 물량도 차례로 선적되고 있었다.
인도네시아산 538달러 오퍼가 성약으로 이어지면 그 물량은 8월 말 이후 한국으로 향하게 된다.
베트남산은 9월 말 선적 조건이었다.
지금 국내 창고에 재고가 적다고 해서 안심할 수 없는 이유였다.
바다 위의 재고는 통계에 잡히기 전부터 시장가격을 움직였다.
수입업체가 계약했다는 소문만으로 유통업체들은 국산재 구매를 늦췄다.
두 달 뒤 싼 수입재가 들어올 것이라는 기대가 현재의 가격 인상을 막았다.
서지아는 김민철에게 마지막으로 메시지를 보냈다.
‘인도네시아 밀, 오퍼 유효기간 오늘까지. 추가 할인은 미정.’
김민철은 답장을 보내지 않았다.
그는 국산 열연 판매가격을 톤당 97만 원으로 유지할지, 수입재 입항을 예상해 재고를 줄일지 결정해야 했다.
태산제철은 공급을 줄이고 있었다.
시중 재고도 많지 않았다.
가격 하단만 보면 매입해야 했다.
그러나 동남아산 열연은 더 낮은 가격으로 한국을 향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김민철은 사무실 창문 밖을 바라봤다.
비가 그친 항구 위로 컨테이너 크레인이 움직이고 있었다.
아직 보이지 않는 선박들이 바다 건너에서 출항을 기다리고 있었다.
“국산 가격은 창고에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군.”
그가 혼잣말처럼 말했다.
“이제는 출항하지도 않은 배가 가격을 정하고 있어.”
538달러의 계약서
오후 5시 40분, 해동인터내셔널의 전화가 다시 울렸다.
인도네시아 철강사의 한국 담당자였다.
“538달러 오퍼는 오늘 마감입니다. 계약 의사가 있습니까?”
서지아는 청람철강의 회신을 기다리고 있다고 답했다.
상대방은 잠시 뒤 새로운 조건을 덧붙였다.
“물량을 확대하면 별도 협의가 가능합니다.”
서지아의 눈빛이 달라졌다.
538달러가 최종가격이 아닐 가능성이 생겼다.
그녀는 곧바로 김민철에게 전화했다.
“상무님, 대량 계약이면 추가 협의가 가능하답니다.”
김민철이 물었다.
“베트남 가격은?”
“아직 555~556달러입니다. 하지만 현지 내수가격을 생각하면 더 내려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중국산은?”
“MIP 이상에서 계약할 수 있습니다. 6월 물량도 이미 상당 부분 들어왔습니다.”
세 나라의 가격이 김민철의 머릿속에서 겹쳤다.
중국산은 가격약속이라는 벽 안에서 물량을 늘리고 있었다.
인도네시아산은 그 벽보다 낮은 가격으로 한국시장을 두드렸다.
베트남산은 아직 높았지만 내수가격 급락으로 다음 인하를 예고하고 있었다.
김민철이 말했다.
“538달러로 계약하지.”
서지아가 놀라 물었다.
“전량입니까?”
“아니. 시험물량만.”
“가격이 더 내려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전량을 하지 않는 거야.”
“국내가격이 오르면 물량이 부족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계약을 아예 포기하지 않는 거고.”
김민철은 통화를 마친 뒤 판매팀에 지시했다.
“국산 정품가격은 유지한다. 대신 8월 장기주문은 무리하게 받지 마.”
영업팀장이 물었다.
“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십니까, 내릴 것으로 보십니까?”
김민철은 오퍼서의 계약란에 서명했다.
“둘 다 가능해.”
그가 말했다.
“국산재의 하단은 단단해졌지만, 바다에서는 그 하단을 깨려는 물량이 오고 있으니까.”
이번 회차의 시장 해설
7월 하순 국내 열연시장은 낮은 유통재고와 철강사의 공급 조절로 가격 하단이 유지되고 있다.
국산 정품 열연가격은 톤당 96만~97만 원, 수입대응재는 94만~95만 원, 일반 수입재는 92만 원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그러나 계절적 비수기와 건설·제조업 수요 부진으로 철강사의 가격 인상분은 유통시장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
시장 방향을 결정할 핵심 변수는 8월 이후 수입재 유입 규모다.
6월 국내 열연 수입량은 약 21만 톤이었으며 중국산은 약 8만 톤으로 전월보다 7만 톤 이상 증가했다.
가격약속은 중국산 열연의 최저가격을 제한하지만 물량 자체를 통제하지 않는다.
국내외 가격 차가 커지면 MIP를 준수한 중국산도 다시 증가할 수 있다.
인도네시아산은 톤당 538달러 CFR까지 하락했고 베트남산 한국향 오퍼는 톤당 555~556달러 CFR 수준이다.
베트남 내수가격이 크게 낮아진 만큼 향후 한국향 수출 오퍼가 추가로 내려갈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오퍼가격과 실제 성약가격, 일반 내수가격과 한국향 수출가격은 구분해 판단해야 한다.
환산 소재가격만으로 국내 판매원가를 판단해서도 안 된다.
관세와 통관비, 하역·운송비, 금융비용, 환율변동, 품질 및 클레임 위험을 모두 반영해야 한다.
후판은 국산 SS400이 톤당 99만 원, SS275가 100만 원 수준까지 상승하며 열연보다 강한 공급 우위가 나타났다.
철강사들의 프로젝트·실수요 중심 판매로 유통향 물량이 감소한 것이 가격을 지지하고 있다.
다만 후판 역시 실수요 회복 없이 공급 축소만으로 가격이 오를 경우 거래량 감소와 대체 수입재 탐색이 나타날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
※ 본 작품에 등장하는 회사와 인물, 계약 및 대화는 철강시장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구성한 허구다. 국내외 가격과 수입량, 무역조치 등 시장 배경은 제공된 2026년 7월 자료를 바탕으로 했다. 실제 수입원가는 규격, 계약조건, 환율, 관세, 물류비와 계약 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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