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06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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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철강 생산지도 다시 그린다…유럽은 전기로, 미국·인도는 현지 증설

유럽, 고로 축소와 전기로 전환을 동시에 추진
미국, 자동차강판·철근 생산능력 현지화 가속
포스코, 광양·미국·인도 잇는 다극 생산체계 구축



세계 철강업계의 설비투자 기준이 ‘얼마나 많이 생산하는가’에서 ‘어디서 어떤 방식으로 생산하는가’로 바뀌고 있다. 유럽은 고로 생산능력을 줄이면서 전기로 전환을 추진하고, 미국은 자동차·건설 수요지 인근에 신규 제철소를 건설하고 있다. 영국의 브리티시스틸 국유화와 일본·유럽연합의 반덤핑 조치도 철강 생산능력이 국가안보와 통상정책의 영역으로 들어섰음을 보여준다.


오스트리아 뵈스트알피네는 도나비츠 제철소의 전기로 기반 저탄소 생산설비를 2027년 가동할 예정이다. 회사는 추가로 1억유로를 투자해 저탄소강 생산능력을 연산 85만톤에서 150만톤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계획대로 진행되면 2029년까지 기존 고로 2기를 폐쇄하고, 2019년 대비 탄소배출량을 90% 이상 줄이게 된다.


독일 잘츠기터는 뒤스부르크의 슬래브 생산업체 HKM을 완전 인수했다. 장기적으로 전기로를 도입하되 조강 생산능력은 2028년 말까지 연산 약 200만톤으로 축소할 계획이다. 슬로바키아 US스틸 코시체도 연산 160만톤 규모의 전기로를 건설해 2030년 가동할 예정이다. 다만 제철소 전체 생산능력은 연산 450만톤으로 유지된다.


유럽의 전기로 투자는 순수 증설이라기보다 기존 고로를 대체하는 구조조정의 성격이 강하다. 탄소배출은 줄이지만 전력비와 수요 부진을 고려해 전체 생산능력은 동결하거나 축소하는 방식이다.


지역·기업주요 투자 및 생산능력목표 시점
뵈스트알피네 도나비츠저탄소강 85만톤→150만톤2030년
잘츠기터 HKM조강 약 200만톤으로 축소2028년
US스틸 코시체전기로 160만톤2030년
하이바 미국 철근 미니밀70만→130만 숏톤착공 후 24개월
현대차그룹·포스코자동차강판 270만톤2029년
포스코 광양전기로 250만톤건설 완료
포스코·JSW스틸인도 일관제철소 600만톤2031년



영국에서는 민간 철강 가공업체의 철수와 정부의 제철소 국유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연간 약 15만톤의 대강을 가공해 온 메리디안스틸은 수입쿼터 축소와 관세 상승, 높은 에너지 비용으로 사업성이 악화됐다며 청산 절차에 들어갔다.


반면 영국 정부는 중국 징예그룹과 장기 운영방안에 합의하지 못한 브리티시스틸을 국유화했다. 정부는 스컨소프 제철소의 고로를 유지해 철도와 인프라, 방위산업 공급망을 보호한다는 입장이다. 2025년 4월부터 2026년 1월까지 투입된 운영 지원금은 3억7,700만파운드에 달한다. 현재의 지원 규모가 지속될 경우 2028년까지 누적 비용은 15억파운드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


북미에서는 수요산업과 생산거점을 직접 연결하는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과 포스코는 2026년 9월 미국 루이지애나에서 58억달러 규모의 전기로 제철소 건설에 들어갈 계획이다. 연산 270만톤의 자동차강판을 생산해 조지아와 앨라배마의 현대차·기아 공장에 공급한다. 지분은 현대차그룹 80%, 포스코 20%로 구성된다.


미국 철근 제강사 하이바도 11억달러를 조달해 아칸소주 오세올라에 두 번째 미니밀을 건설한다. 완공 후 생산능력은 연산 70만 숏톤, 약 63만5,000톤에서 130만 숏톤, 약 117만9,000톤으로 늘어난다. 인근 태양광·배터리 설비를 활용해 재생에너지 기반 철근 생산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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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는 국내에서도 광양제철소에 연산 250만톤 규모의 전기로를 완공했다. 스크랩을 사용하는 완전 전기로 방식과 전기로 용강에 고로 용선을 혼합하는 하이브리드 생산을 병행한다. 회사는 고로 방식과 비교해 탄소배출량을 최대 75% 줄이고, 2030년까지 전기로 기반 자동차강판과 전기강판 생산기술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인도에서는 JSW스틸과 50대50 합작으로 오디샤주에 연산 600만톤 규모의 고로 일관제철소를 건설한다. 제선·제강부터 열연, 냉연, 도금까지 일관 생산체계를 구축하며 2031년 완공을 목표로 한다. 한국과 미국에서는 전기로를 확대하고, 철광석과 성장 수요가 풍부한 인도에서는 고로를 선택하는 지역별 차별화 전략이다.


통상방어도 강화되고 있다. 일본은 중국산 스테인리스 냉연 판재·대강에 27.7~42.1%, 대만산에는 3.6~20.1%의 잠정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다. 유럽연합도 관세율 4.7~7.3%가 적용되는 튀르키예산 열연 판재류에 대해 종료재심을 시작했다.


한 철강분석가는 “관세로 막힌 물량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한국과 동남아시아, 중동 등 다른 시장으로 이동한다”며 “국내 수입상은 규제국의 가격보다 대체 시장으로 전환되는 수출 오퍼를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 철강산업은 고탄소·노후 설비를 줄이는 동시에 자동차강판과 전기강판, 철근 등 수요가 확보된 품목의 현지 생산능력을 늘리고 있다. 국내 철강업계에도 전기로 도입 자체보다 고급 스크랩 확보와 불순물 관리, 고급 판재류 생산기술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해외 생산 확대가 국내 생산을 단순 대체할 것인지, 고부가 제품과 기술 수출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인지도 지켜봐야 한다.


결국 앞으로의 경쟁력은 최대 생산량이 아니라 수요처 가까이에서 낮은 탄소와 안정적인 원료를 바탕으로 필요한 철강재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자료: 시장 및 해외 산업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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