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29.2%·협조업체 30.6%·KG스틸 및 기타 공급업체 38.0% 적용
8월 8일부터 12월 7일까지 4개월간 시행…조사는 12월 12일까지 연장
열연·냉연강판도 별도 조사 착수…대일 판재류 수출의 65%가 규제권 진입

일본 철강시장은 오랫동안 품질과 장기 거래관계, 안정적인 공급망을 중시하는 시장으로 평가받아 왔다. 그러나 한국과 중국산 철강재 유입이 확대되고 일본 내 수요가 줄어들자, 일본 정부가 가격 질서를 보호한다는 명분 아래 수입 장벽을 본격적으로 높이기 시작했다.
일본 정부는 한국과 중국산 용융아연도금강판 및 강대에 29.2~55.3%의 잠정 반덤핑관세를 부과하기로 확정했다. 관세는 2026년 8월 8일부터 12월 7일까지 4개월간 적용된다. 일본 재무성과 경제산업성은 수입재가 덤핑가격으로 판매됐고, 이로 인해 일본 철강산업에 실질적인 피해가 발생했다고 잠정 판단했다.
한국산 최대 관세율 38%…중국산은 55.3%
한국산 제품에는 포스코 29.2%, 표본조사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조사에 협조한 생산업체 30.6%, KG스틸과 기타 공급업체에는 38.0%의 잠정관세가 적용된다.
중국산은 안강철강과 비표본 협조업체에 50.1%, 후난화링롄위안강철과 기타 공급업체에 55.3%가 부과된다. 홍콩과 마카오를 원산지로 하는 제품은 이번 조치에서 제외됐다.
| 원산지 | 공급업체 구분 | 덤핑마진율 | 잠정 반덤핑관세율 |
|---|---|---|---|
| 한국 | 포스코 | 32.49% | 29.2% |
| 한국 | 비표본 조사 협조업체 | 34.22% | 30.6% |
| 한국 | KG스틸 및 기타 공급업체 | 42.69% | 38.0% |
| 중국 | 안강철강 및 비표본 조사 협조업체 | 63.95% | 50.1% |
| 중국 | 후난화링롄위안강철 및 기타 공급업체 | 68.67% | 55.3% |
자료: 시장 및 일본 정부 자료 종합
일부 보도에서 한국산 잠정관세율이 32.49~42.69%라고 소개됐지만, 이는 실제 통관 때 적용되는 잠정관세율이 아니라 일본 당국이 산출한 ‘덤핑마진율’이다.
덤핑마진율은 정상가격과 일본 수출가격의 차이를 수출가격으로 나눈 값이다. 반면 실제 잠정관세율은 덤핑 차액을 해상운임 등이 포함된 일본 수입가격, 즉 CIF 가격으로 나눠 산정한다. 이 때문에 포스코의 덤핑마진율은 32.49%지만 실제 잠정관세는 29.2%, KG스틸의 덤핑마진율은 42.69%지만 적용 관세는 38.0%로 낮아진다. 두 수치는 서로 다른 판정 결과가 아니라 계산 기준의 차이에서 발생한 것이다.
모든 도금강판이 대상은 아니다
이번 조사의 중심 품목은 철 또는 비합금강, 일부 합금강을 소재로 만든 용융아연도금강판과 강대다. 주요 HS 분류는 7210.49, 7212.30, 7225.92, 7226.99다.
그러나 해당 HS코드에 포함된 모든 제품이 자동으로 관세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일본 정부는 파형강판, 도금층 철 함량이 7% 이상인 합금화용융아연도금강판, 일정 기준 이상의 알루미늄·마그네슘 복합도금재 등을 조사 대상에서 제외했다. 수출업체로서는 제품명보다 도금층 조성과 제조공정, 통관 규격을 기준으로 대상 여부를 다시 확인해야 한다.
| 구분 | 주요 내용 |
|---|---|
| 조사 대상 | 용융아연도금강판·코일·강대 |
| 주요 HS 분류 | 7210.49, 7212.30, 7225.92, 7226.99 |
| 주요 용도 | 가드레일, 주택·울타리용 건자재, 냉장고 등 가전 부품 |
| 대표적 제외 품목 | 파형강판, 일부 합금화도금재, 일정 조성 이상의 알루미늄·마그네슘 복합도금재 |
| 제외 원산지 | 홍콩·마카오 |
자료: 시장 및 일본 정부 자료 종합
이는 한국 철강사와 트레이더가 계약 단계에서 단순히 ‘GI’라는 상업 명칭만 확인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도금량과 합금 성분, 표면처리 방식에 따라 관세 대상 여부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일본 수입업체, 통관사와 품목분류를 사전에 확정해야 한다.
일본 “수입 23% 증가·영업이익 47% 감소”
이번 조사는 일본제철, 일본제철도금강판, 고베제강, 요도코 등 일본 철강업체들이 2025년 4월 공동으로 청원서를 제출하면서 시작됐다. 일본 정부는 같은 해 8월 조사에 착수했으며, 덤핑가격 조사 기간은 2024년 1월부터 12월까지로 설정했다. 산업피해는 2022년 4월부터 2025년 3월까지를 대상으로 분석했다.
일본 정부가 공개한 자료는 2022회계연도를 100으로 설정한 지수다. 이에 따르면 일본 내 용융아연도금강판 수요는 2024회계연도 94로 줄었지만, 한국과 중국산 수입량은 123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일본산 제품 판매량은 79, 매출액은 79로 떨어졌고 영업이익 지수는 53까지 낮아졌다. 일본 정부는 한국·중국산 제품 가격이 자국산의 70~90% 수준에 머물면서 일본 업체가 원가 감소 폭 이상으로 판매가격을 낮춰야 했다고 판단했다.
| 일본 산업지표 | 2022회계연도 | 2023회계연도 | 2024회계연도 | 변동 |
|---|---|---|---|---|
| 일본 내 수요 | 100 | 95 | 94 | -6 |
| 한국·중국산 수입량 | 100 | 123 | 123 | +23 |
| 일본산 판매량 | 100 | 83 | 79 | -21 |
| 한국·중국산 시장점유율 | 100 | 130 | 131 | +31 |
| 일본산 판매가격 | 100 | 100 | 98 | -2 |
| 일본산 제조원가 | 100 | 98 | 96 | -4 |
| 한국·중국산 가격 | 100 | 91 | 93 | -7 |
| 일본산 매출액 | 100 | 82 | 79 | -21 |
| 일본 철강업체 영업이익 | 100 | 111 | 53 | -47 |
자료: 시장 및 일본 정부 자료 종합
주: 2022회계연도를 100으로 설정한 지수다.
일본 정부의 논리는 단순히 수입가격이 낮았다는 데 그치지 않는다. 내수가 감소하는 동안 한국·중국산 수입과 점유율이 늘었고, 그 결과 일본 업체가 가격을 충분히 유지하지 못하면서 판매량·매출·이익이 동시에 악화됐다는 인과관계를 제시하고 있다.
한국 업계 “일본 수출가격이 국내 가격보다 높았다”
한국 철강업계는 일본의 계산 방식에 강하게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조사 대상인 2024년 한국 내 도금강판 평균 판매가격은 메트릭톤당 111만8,000원인데 비해 일본 수출가격은 메트릭톤당 116만7,584원으로 오히려 높았다는 주장이다.
2024년 연평균 원·달러 환율인 달러당 1,363.4381원을 적용하면 국내 판매가격은 메트릭톤당 약 820달러, 일본 수출가격은 약 856달러다. 일본 수출가격이 국내 가격보다 메트릭톤당 약 36달러, 4.4%가량 높았던 셈이다.
| 구분 | 원화 가격 | 달러 환산 가격 | 국내가격 대비 |
|---|---|---|---|
| 2024년 한국 내 도금강판 평균가격 | 111만8,000원/메트릭톤 | 약 820달러/메트릭톤 | 기준 |
| 일본향 한국산 평균 수출가격 | 116만7,584원/메트릭톤 | 약 856달러/메트릭톤 | 약 4.4% 높음 |
| 가격 차이 | 4만9,584원/메트릭톤 | 약 36달러/메트릭톤 | - |
주: 달러 환산은 2024년 연평균 환율인 달러당 1,363.4381원을 적용했다.
한국 업계는 이 같은 단순 가격 비교만 놓고 보면 한국산 제품이 일본에서 국내보다 싸게 판매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반면 일본 당국은 개별 제품 규격과 거래 단계, 판매비용, 운임, 정상가격 조정 등을 반영한 업체별 자료를 토대로 덤핑마진을 계산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결국 최종 판정의 핵심은 평균 통계가격이 아니라 일본 정부가 특정 거래를 비교 대상으로 선정하고 정상가격과 수출가격을 조정한 방식이 적절했는지에 달려 있다.
포스코도 잠정판정에 사용된 산정 근거를 검토해 개별 항목을 반박하고, 최종 관세가 합리적인 수준으로 조정되도록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도금강판 36만톤보다 더 큰 문제는 열연·냉연이다
한국의 2026년 상반기 대일 아연도강판 수출은 35만9,079톤으로, 일본향 전체 철강 수출의 21.8%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도금강판만으로도 대일 수출의 5분의 1 이상이 잠정관세 영향권에 들어간 것이다.
그러나 시장이 더 우려하는 부분은 열연강판과 냉연강판이다. 일본 정부는 2026년 6월 1일 한국·중국·대만산 열연강판과 냉연강판을 대상으로 별도의 반덤핑 조사를 시작했다. 열연강판 조사는 일본제철, JFE스틸, 고베제강, 나카야마제강이 신청했으며, 냉연강판은 일본제철, JFE스틸, 고베제강이 신청했다. 일본 정부는 두 조사 모두 원칙적으로 1년 안에 마무리할 계획이다.
| 대일 수출 규제 노출 품목 | 2026년 상반기 수출량 | 대일 철강 수출 비중 | 현재 상태 |
|---|---|---|---|
| 아연도강판 | 35만9,079톤 | 21.8% | 잠정 반덤핑관세 부과 |
| 아연도강판·열연·냉연 합계 | 106만9,050톤 | 65.0% | 도금강판 관세 부과, 열연·냉연 조사 중 |
자료: 시장 집계
세 품목을 합하면 상반기 대일 수출량은 106만9,050톤으로 전체의 약 65%에 달한다. 열연과 냉연까지 실제 관세 부과로 연결될 경우 이번 사안은 특정 도금업체의 문제가 아니라 국내 판재류 수출 체계 전반의 문제가 된다.
열연강판은 냉연·도금강판과 강관, 자동차·건설 소재의 기초 원재료다. 냉연강판 역시 자동차, 가전, 금속가구, 컨테이너, 배터리 케이스 등에 폭넓게 사용된다. 두 품목의 일본 수출이 위축되면 한국 철강사의 생산·판매 배분은 물론 국내 유통시장과 동남아 수출시장에도 물량 압력이 전이될 수 있다.
철강사·트레이더별 영향 엇갈린다
포스코는 29.2%의 잠정관세가 적용돼 한국 기업 가운데 상대적으로 낮은 세율을 받았지만, 통상적인 철강 거래 마진을 감안하면 사실상 가격 경쟁이 어려운 수준이다. 기존 장기계약이나 규격재 거래가 유지되더라도 관세를 수출자와 일본 수입업체 가운데 누가 부담할지를 놓고 재협상이 불가피하다.
KG스틸과 기타 공급업체에 적용되는 38.0% 관세는 일반 상업용 도금강판의 신규 거래를 사실상 차단할 수 있다. 일본 구매자가 품질이나 납기 때문에 한국산을 반드시 사용해야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현지산 또는 다른 국가 제품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
비표본 조사 협조업체에 적용되는 30.6%도 부담이 크지만, 최종 조사에서 개별 자료의 신뢰성과 협조 수준이 인정될 경우 세율이 조정될 여지는 남아 있다. 반대로 자료 제출이나 현지 검증 대응이 충분하지 않으면 기타 공급업체 세율이 적용될 위험이 있다.
대형 무역상 관계자는 “30%를 넘는 관세는 수출가격 조정만으로 흡수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며 “기존 계약의 관세 부담 조항부터 다시 확인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단기 대응은 ‘판매 확대’보다 계약·품목 재점검
국내 철강사와 트레이더는 우선 8월 8일 이후 일본에 수입신고되는 물량을 기준으로 관세 부담을 재산정해야 한다. 선적일이 관세 시행 전이더라도 일본 통관이 시행일 이후라면 잠정관세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계약서상 관세와 무역구제 조치 부담 주체, 가격 재협상 조건, 불가항력 및 법령 변경 조항도 확인해야 한다. 일본 구매자와 장기간 거래해 온 경우에는 관세를 전액 한쪽이 부담하기보다 물량 축소, 규격 변경, 가격 분담 등을 함께 협상하는 방안이 현실적이다.
제품별로는 HS코드와 도금층 조성을 다시 검토해야 한다. 일부 합금화도금재와 알루미늄·마그네슘 복합도금재가 조사 대상에서 제외되는 만큼, 실제 수출 제품이 제외 기준을 충족하는지 통관자료와 시험성적서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최종 판정 대응에서는 한국 내 판매가격과 일본 수출가격의 단순 비교를 넘어 제품 규격, 거래량, 고객군, 판매 단계, 운임, 금융비용을 동일 조건으로 조정한 자료를 제시해야 한다. 일본 당국이 사용한 ‘이용 가능한 사실’이나 정상가격 조정 방식에 오류가 있다면 거래별 증빙을 통해 반박해야 한다.
조사 종료일과 관세 종료일은 다르다
잠정관세 적용 기간은 2026년 12월 7일까지지만, 반덤핑 조사는 12월 12일까지 연장됐다. 일본 정부는 이해관계인이 제출한 증거와 의견을 추가로 검토하기 위해 조사 기간을 4개월 연장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12월에 최종 판단이 나올 가능성은 높지만, 현재 공식적으로 확정된 것은 조사 종료 예정일이지 특정 날짜의 최종 관세 발표가 아니다.
| 주요 일정 | 내용 |
|---|---|
| 2025년 4월 28일 | 일본 철강업체 4개사 조사 신청 |
| 2025년 8월 13일 | 일본 정부 반덤핑 조사 개시 |
| 2026년 7월 24일 | 덤핑 및 산업피해 예비판정 |
| 2026년 8월 7일 | 잠정관세 관련 정령 공포 예정 |
| 2026년 8월 8일 | 잠정 반덤핑관세 시행 |
| 2026년 12월 7일 | 잠정관세 적용 종료 예정 |
| 2026년 12월 12일 | 연장된 조사 기간 종료 예정 |
자료: 시장 및 일본 정부 자료 종합
이번 조치는 일본이 한국 철강재 전체를 일괄적으로 차단한 사건은 아니다. 그러나 도금강판에서 시작된 무역구제 조치가 열연과 냉연으로 확대되면서, 일본의 철강 통상정책이 종전보다 방어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신호는 분명해졌다.
한국 철강업계가 던져야 할 질문도 달라져야 한다. 도금강판 관세를 얼마나 낮출 수 있을지만 따질 것인가, 아니면 열연·냉연까지 이어질 가능성에 대비해 일본향 판재류 판매 구조와 장기계약 체계를 전면적으로 다시 설계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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