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선물 반등은 심리 회복, 현물 철강은 아직 수요 공백
베트남 열연은 인하 경쟁, 이집트·흑해는 가격 방어
EU·미국·태국의 통상·설비 정책이 하반기 물동 재편 변수

글로벌 철강 시장은 7월 초 완만한 반등 신호와 실수요 부진이 동시에 나타나는 혼조 국면에 들어섰다. 중국 선물시장은 미국 금리 인상 우려 완화와 제조업 지표 안정 기대를 반영해 철강·원료 품목이 동반 상승했지만, 현물 시장에서는 계절적 비수기와 구매 관망이 여전히 가격 상단을 제한했다. 열연은 베트남에서 대폭 인하가 진행된 반면, 이집트와 흑해권은 기준 가격을 유지하며 방어에 나섰다.
중국에서는 10월물 열연 선물이 톤당 3,289위안, 달러 기준 483달러로 전일 대비 10위안 올랐다. 철근 선물도 같은 폭으로 상승했고, 철광석 선물 역시 소폭 반등했다. 그러나 중국산 3~12mm 열연 수출 가격은 495달러 FOB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거시 심리는 회복됐지만, 실물 수요가 뒷받침되지 못한 것이다. 거래 현장에서는 이번 상승을 추세 전환보다 약세장 속 기술적 반등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원료 시장도 비슷하다. 호주산 62% Fe 철광석은 98달러 CFR로 소폭 올랐고, 원료탄은 244달러 FOB에서 보합을 유지했다. 중국 항만 거래 증가가 철광석 가격을 일부 지지했지만, 철강 수요가 약한 상황에서 강한 상승세로 이어지기는 어렵다. 다만 몽골 나담 연휴로 7월 11~15일 주요 중국향 국경 통관이 중단될 예정이어서, 원료탄 수급에는 단기 긴장 요인이 남아 있다.
| 구분 | 지역/조건 | 가격·수치 | 변동·의미 |
|---|---|---|---|
| 중국 열연 선물 | SHFE 10월물 | 3,289위안/톤, 483달러/톤 | +10위안/톤 |
| 중국산 열연 | FOB | 495달러/톤 | 보합 |
| 철광석 62% Fe | 중국 CFR | 98달러/톤 | +1달러 미만 |
| 원료탄 | 호주 FOB | 244달러/톤 | 보합 |
| 튀르키예 수입 스크랩 HMS 1&2 80:20 | 미국산 CFR | 373달러/톤 | 보합 |
| 중국 150mm 빌렛 | 탕산 EXW, VAT 포함 | 2,960위안/톤, 435달러/톤 | +20위안/톤 |
| 필리핀 120mm 빌렛 | CFR | 485달러/톤 | 보합 |
| 튀르키예 철근 | EXW, VAT 제외 | 575달러/톤 | 보합 |
| 독일 열연 | EXW, VAT 제외 | 680유로/톤 | 보합 |
열연 시장에서 가장 뚜렷한 변화는 베트남에서 나타났다. 포모사하띤은 8~9월 인도분 논스킨패스 SAE1006 및 SS400 열연 내수 가격을 톤당 최대 40달러 낮췄다. 한 달 전 24달러 인하에 이어 두 달 연속 조정이다. 새 가격은 물량 조건별로 538~548달러 CIF에 형성됐다. 호아팟그룹도 7월 가격을 전월 대비 34달러 낮췄고, 베트남향 수입 열연 가격 역시 6월 중 10~25달러 하락했다. 베트남 판재류 시장은 수요를 되살리기 위해 가격이 먼저 움직인 형국이다.
이집트는 다른 선택을 했다. 에즈스틸은 7월 내수 열연 가격을 톤당 3만9,000이집트파운드, 달러 기준 697달러 EXW로 동결했다. 시장 안정을 우선한 결정이지만, 러시아·튀르키예·중국산 열연이 여름 중 도착할 예정이어서 압박은 커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수입재 최종 가격이 에즈스틸 내수 가격보다 톤당 50~100달러 낮을 수 있다고 본다. 이집트산 열연 수출 오퍼는 600~615달러 FOB 수준이며, 기존 계약 물량은 튀르키예, 이탈리아, 사우디아라비아, 북아프리카로 출하되고 있다.
흑해권 러시아산 열연은 보합을 유지했다. 러시아산 2~8mm 열연은 흑해 FOB 530달러, 러시아산 1.9~4mm 튀르키예향 열연은 545달러 CFR로 평가됐다. 이 가격은 수요 회복을 반영했다기보다 결제, 제재, 물류, 목적지별 리스크를 감안한 대기선에 가깝다. 튀르키예 바이어는 내수 수요 부진과 원료 약세를 근거로 추가 협상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고, 러시아 공급자는 무리한 할인보다 판매처 선별에 무게를 둘 것으로 보인다.
스크랩 시장은 지역별 온도 차가 컸다. 튀르키예 심해 수입 스크랩 시장은 지난주 급락 이후 거래가 멈췄고, 미국산 HMS 1&2 80:20 가격은 373달러 CFR에서 보합을 기록했다. 그러나 보합은 안정이 아니라 신규 성약 부재에 따른 정체다. 튀르키예 제강사들은 봉형강 수요 부진 속에 수입 구매를 늦추고, 내수 스크랩 매입 가격을 톤당 100~500리라, 달러 기준 3~11달러 낮췄다. 반면 러시아에서는 제강사 조달 경쟁이 강해지며 중앙연방관구 스크랩 가격이 2만~2만2,300루블, 달러 기준 257~286달러까지 상승했다.
통상과 정책은 하반기 물동 흐름을 바꿀 변수로 부상했다. EU는 7월 1일부터 강화된 철강 관세할당 체제를 적용했다. 무관세 쿼터는 47% 줄고, 쿼터 초과 관세는 50%로 높아졌다. 유럽 철강업계는 다운스트림 철강 함유 제품까지 보호 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은 태국산 도금강판에 대해 중국산 소재 우회 여부를 조사하기 시작했고, 일본은 중국·대만산 니켈계 냉연 스테인리스에 3.6~42.1%의 잠정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태국에서는 신규 철강 설비 제한안이 열연 시장의 핵심 이슈로 떠올랐다. 태국은 연간 1,650만~1,800만 톤의 철강을 소비하지만 국내 생산은 650만~800만 톤에 그치고, 제철소 평균 가동률은 27.9%에 불과하다. 정부는 신규 열연 설비와 일부 품목의 증설을 제한해 기존 설비 가동률을 높이려 하지만, 머란티 그린스틸의 라용 연산 250만 톤 열연 프로젝트와 SKY Company의 대규모 열연 계획이 맞물리며 투자 제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투자 측면에서는 남미와 유럽의 하공정 재편이 주목된다. 아르셀로미탈은 브라질 세아라주 페셍 제철소에 열연라인을 설치하는 계획을 확인했다. 예상 투자 규모는 40억~50억 헤알, 달러 기준 7억3,500만~9억2,000만 달러다. 기존 슬래브 중심 제철소가 열연 생산까지 확대하면 자동차, 건설, 가전, 태양광 분야의 판재류 공급 기반이 강화될 수 있다. 스페인의 Hydnum Steel은 푸에르톨라노 DRI-EAF 판재류 프로젝트에 대해 6,000만 유로 공적 자금 지원을 재확인받았고, 2028년 연산 270만 톤 생산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결국 현재 글로벌 철강 시장은 강한 회복보다 지역별 조정의 성격이 짙다. 중국은 선물 반등에도 현물 수요가 약하고, 베트남은 가격 인하로 구매를 유도하고 있으며, 이집트와 흑해권은 가격 방어에 집중하고 있다. 스크랩은 튀르키예에서 하락 압력을 받고 러시아에서는 상승하는 등 수급 차이가 뚜렷하다. 여기에 EU·미국·일본의 통상 장벽, 태국의 설비 제한, 브라질의 열연라인 투자까지 겹치면서 시장의 초점은 단순 가격보다 물동 재편과 공급망 전략으로 옮겨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