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9일 (목)

베트남 열연 가격 방어선 흔들린다…포모사·호아팟 동반 인하로 동남아 판재류 약세 확산

포모사하띤스틸과 호아팟이 베트남 열연코일 가격을 잇달아 인하하면서 동남아 판재류 시장의 수요 부진과 수입재 가격 하락 압력이 부각되고 있다.  




베트남 열연 시장의 가격 흐름이 다시 아래쪽으로 기울고 있다. 현지 대형 철강사들이 8~9월 판매분 가격을 잇달아 낮추면서, 수요 부진과 저가 수입재 압박이 동시에 작용하는 동남아 판재류 시장의 불안정성이 한층 뚜렷해지고 있다.


베트남 포모사하띤스틸(FHS)은 8~9월 인도 예정 열연코일 내수 판매 가격을 전월 대비 약 톤당 40달러 인하했다. 조정 이후 FHS의 SAE1006 완제품 열연코일 가격은 호찌민 기준 약 톤당 545달러 수준으로 파악된다. 이는 단순한 월간 가격 조정이라기보다 베트남 내수 시장의 구매력 약화와 동남아 수입 오퍼 하락을 반영한 방어적 가격 재설정에 가깝다.


호아팟도 앞서 8월 인도분 열연코일 가격을 전월 대비 톤당 34달러 낮췄다. SAE1006·SS400 미가공 열연코일은 베트남 북부와 중부 지역 기준 톤당 546달러(CFR), 남부 지역 기준 톤당 547달러(CFR)로 제시됐다. 2만 톤 이상 대량 주문에 대해서는 물량 할인을 반영해 호찌민 기준 톤당 535달러(CFR)까지 낮춘 가격이 적용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은 부가가치세를 제외한 기준이다.



구분업체대상 품목인도·판매 시점가격 조건제시 가격전월 대비
내수 판매포모사하띤스틸SAE1006 완제품 열연코일8~9월 인도호찌민 기준약 545달러/톤약 40달러 하락
내수 판매호아팟SAE1006·SS400 미가공 열연코일8월 인도북부·중부 CFR546달러/톤34달러 하락
내수 판매호아팟SAE1006·SS400 미가공 열연코일8월 인도남부 CFR547달러/톤34달러 하락
대량 판매호아팟열연코일8월 인도2만 톤 이상, 호찌민 CFR535달러/톤할인 적용



이번 가격 인하는 베트남 내수 시장의 계절적 비수기와 맞물려 있다. 우기 영향으로 건설 활동이 둔화되고, 제조업체와 가공업체의 구매 움직임도 제한적이다. 구매자들은 현지 주요 철강사들의 월간 가격 발표를 확인한 뒤 발주 여부를 결정하려는 태도를 보였고, 그 사이 수입 열연 가격이 낮아지면서 내수 가격에 대한 하방 압력이 커졌다.


한 대형무역상은 “베트남 구매자들은 지금 가격보다 재고 위험을 더 크게 보고 있다”며 “호아팟과 포모사가 모두 가격을 낮춘 것은 시장이 아직 수요 회복을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는 “동남아 수입 오퍼가 낮아지는 상황에서는 현지 철강사들도 가격을 고집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수출 여건도 우호적이지 않다. 베트남산 판재류의 EU 수출 쿼터가 줄어든 데다, 브라질의 베트남산 판재류 구매 속도도 둔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베트남 철강사들이 내수와 수출 양쪽에서 동시에 부담을 받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 국내 판매가 부진한 상황에서 수출로 물량을 밀어내기 어렵다면, 가격 조정은 사실상 재고와 생산 계획을 관리하기 위한 현실적 선택이 된다.


호아팟의 공급 조정도 시장 가격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회사의 공급 축소가 수입재 가격 하락을 유도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으며, 시장은 이후 포모사하띤스틸 역시 신규 물량 가격을 낮출 가능성을 이미 반영하고 있었다. 실제로 포모사의 가격 인하가 확인되면서 베트남 열연 시장은 당분간 상승 동력을 찾기보다 낮아진 기준 가격을 중심으로 거래선을 다시 맞추는 국면에 들어섰다.


베트남 열연 시장의 약세는 동남아 전체 판재류 가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베트남은 역내 열연 수입과 재수출, 냉연·도금재 가공 수요가 얽혀 있는 시장이다. 현지 대형 철강사의 가격 인하는 베트남 내수 거래에 그치지 않고, 동남아 수입상과 한국·중국·일본·인도계 공급사의 오퍼 전략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시장 변수현재 흐름가격 영향
베트남 내수 수요우기와 제조업 부진으로 약세열연 구매 지연
수입 열연 오퍼동남아 시장에서 하락세현지 철강사 가격 인하 압박
EU 수출 쿼터베트남산 판재류 물량 축소수출 대체 여력 약화
브라질 구매베트남산 판재류 구매 둔화수출 물량 부담 확대
대형사 가격 정책호아팟·포모사 동반 인하기준 가격 하향 조정



글로벌 열연 가격 흐름은 지역별로 엇갈리고 있다. 5월 기준 유럽 시장의 월평균 열연 오퍼는 2~4% 하락한 반면, 중국과 미국에서는 3~4% 수준의 소폭 상승이 나타났다. 그러나 베트남 시장은 글로벌 평균 흐름보다 동남아 역내 수입재 가격과 현지 실수요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즉, 중국이나 미국의 제한적 반등이 베트남 내수 가격을 지지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한 철강분석가는 “베트남 열연 가격은 당분간 원가보다 수요와 수입재 가격에 더 크게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며 “현지 제조업과 건설 수요가 뚜렷하게 회복되지 않는다면 철강사들의 가격 인하가 한 차례 조정으로 끝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대량 주문 기준 가격이 톤당 535달러까지 내려온 것은 시장 심리상 중요한 신호”라고 설명했다.


한국 시장 입장에서도 이번 움직임은 가볍게 볼 사안이 아니다. 베트남 열연 가격이 낮아지면 동남아향 수출 경쟁이 심화되고, 일부 수입재 가격 비교 기준도 하향 조정될 수 있다. 한국산 판재류가 품질과 납기, 고객 대응력에서 차별성을 갖고 있더라도, 수요가 약한 시장에서는 가격 경쟁력이 다시 전면에 부상한다. 특히 냉연·도금재 원판으로 쓰이는 SAE1006 열연코일 가격이 낮아질 경우, 하공정 제품 가격에도 시간차를 두고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결국 베트남 열연 시장의 핵심은 수요 회복 여부다. 현지 철강사들이 가격을 낮춰도 실수요가 따라오지 않으면 거래량 확대는 제한될 수밖에 없다. 반대로 낮아진 가격대에서 가공업체와 유통상이 재고 보충에 나설 경우, 시장은 단기 바닥을 확인하는 흐름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다. 지금 베트남 시장이 던지는 질문은 단순하다. 가격을 낮추면 수요가 돌아올 것인가, 아니면 더 낮은 가격을 기다리는 관망세만 길어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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