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글로벌 슬래브 가격은 브라질·일본·흑해권을 중심으로 톤당 20~30달러 하락했으며, 지역별 수요와 원료 가격 흐름이 조정폭을 갈랐다.
슬래브 시장이 6월 들어 조정 국면에 들어섰다. 3월 이후 이어진 상승 흐름이 가격 부담으로 바뀐 가운데, 브라질·일본·흑해권을 비롯한 주요 지역에서 톤당 20~30달러 안팎의 하락이 나타났다.
브라질산 슬래브 기준 수출가격은 6월 톤당 580ㅁ달러(FOB)로 전월보다 20달러 떨어졌다. 일본산 슬래브는 톤당 520달러(FOB)로 30달러 하락했고, 흑해권 슬래브는 월중 대부분 톤당 515달러(FOB) 수준을 유지하다가 월말 들어 약세를 보였다. 5월까지 가격 상승세가 이어졌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하락은 급락이라기보다 고가권 진입 이후의 숨 고르기에 가깝다.
| 지역·품목 | 기준 | 6월 가격 | 전월 대비 | 핵심 배경 |
|---|---|---|---|---|
| 브라질 슬래브 | FOB | 톤당 580달러 | 톤당 20달러 하락 | 고가 부담, 내수 수요는 견조 |
| 일본 슬래브 | FOB | 톤당 520달러 | 톤당 30달러 하락 | 4월 급등 이후 조정 |
| 흑해권 슬래브 | FOB | 톤당 515달러 안팎 | 월말 약세 | 튀르키예 수요 둔화, 스크랩 약세 |
| 중국산 슬래브, 인도네시아향 | CFR | 톤당 510~515달러 | 5월 톤당 530~535달러 대비 하락 | 아시아 수요 부진, 환율 부담 |
| 튀르키예 슬래브 수입 평균 | 수입 평균 | 톤당 487달러 | - | 러시아·말레이시아산 유입 확대 |
브라질 시장은 가격이 하락했지만 수급 기반이 완전히 무너진 상황은 아니다. 브라질산 슬래브는 여전히 2년래 높은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내수 판재류 수요가 가격 하단을 지지하고 있다. 특히 중국산 냉연·도금재에 대한 반덤핑 조치 이후 현지산 판재류가 수입재를 대체하는 흐름이 나타나면서 슬래브 내수 흡수력이 커졌다.
브라질의 5월 슬래브 수출은 39만1,000톤으로 전월 대비 43% 감소했다. 4월 수출이 전월보다 2.3배 증가했던 점을 감안하면 변동성이 매우 큰 흐름이다. 다만 5월 수출 감소는 해외 수요 부진만의 결과라기보다, 현지 판재류 생산 확대와 내수 대응 물량 증가가 함께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브라질 현지 반제품 생산은 5월 79만2,000톤으로 전월보다 33% 늘었다. 이 가운데 슬래브 생산은 75만1,000톤이었다. 1~5월 반제품 생산도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한 350만 톤을 기록했다. 가격은 조정을 받았지만 생산과 내수 수요는 여전히 견조한 셈이다.
| 브라질 주요 지표 | 기간 | 물량 | 증감 |
|---|---|---|---|
| 슬래브 수출 | 5월 | 39만1,000톤 | 전월 대비 43% 감소 |
| 반제품 생산 | 5월 | 79만2,000톤 | 전월 대비 33% 증가 |
| 슬래브 생산 | 5월 | 75만1,000톤 | - |
| 반제품 생산 | 1~5월 | 350만 톤 |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 |
한 철강업체 소식통은 “브라질산 슬래브 가격이 내려갔지만 공급자가 투매에 나선 분위기는 아니다”며 “내수 판재류 쪽에서 물량을 흡수하고 있어 가격 하락폭은 제한적으로 관리되는 모습이다”라고 말했다.
흑해권 시장의 약세는 튀르키예 수요 둔화와 맞물려 있다. 튀르키예 제강사들은 스크랩 가격 약세와 철근 수요 부진을 배경으로 반제품 구매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봉형강 수요가 약하면 제강사의 원료 구매도 보수적으로 바뀌고, 이는 슬래브를 포함한 반제품 가격 협상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튀르키예의 5월 슬래브 수입은 37만 톤으로 전월 대비 32% 증가했다. 평균 수입가격은 톤당 487달러였다. 러시아산은 24만7,000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5% 줄었지만 여전히 최대 공급원 역할을 했다. 말레이시아산은 5만2,000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했다.
| 튀르키예 슬래브 수입 | 5월 물량 | 증감 | 비고 |
|---|---|---|---|
| 전체 수입 | 37만 톤 | 전월 대비 32% 증가 | 평균 톤당 487달러 |
| 러시아산 | 24만7,000톤 | 전년 동기 대비 5% 감소 | 최대 공급원 |
| 말레이시아산 | 5만2,000톤 |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 | 대체 공급 확대 |
다만 튀르키예 시장에서는 수입 확대와 함께 자국 내 소재 생산 증가도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1~5월 현지 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한 670만 톤으로 집계됐다. 수입 반제품을 활용하면서도 자체 원료 기반을 넓히려는 흐름이 병행되는 구조다.
아시아 슬래브 시장은 상대적으로 더 약하다. 중국산 슬래브의 인도네시아향 가격은 6월 톤당 510~515달러(CFR)로 내려갔다. 5월 톤당 530~535달러와 비교하면 한 달 사이 20달러 안팎 하락했다. 인도네시아 루피아 약세로 수입 구매력이 낮아졌고, 공급자들은 상대적으로 가격 조건이 나은 유럽이나 미국향 판매 가능성도 검토하는 분위기다.
일본산 슬래브 역시 조정을 피하지 못했다. 4월 톤당 70달러 상승했던 이후 가격 부담이 누적됐고, 아시아 전반의 수요 부진이 6월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다. 평균 가격은 톤당 520달러로 전월보다 30달러 낮아졌다.
이란 변수도 남아 있다. 이란은 내수 소재 부족을 이유로 유지했던 슬래브 수출 제한을 5월 30일부터 해제했다. 그러나 일부 주요 제철소가 전쟁 피해 이후 정상 가동에 복귀하지 못한 상황이어서 시장에서는 수출 제한 해제의 배경을 두고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란의 2026년 3월 20일 종료 회계연도 기준 슬래브 생산은 전년 대비 10.2% 증가한 1,240만 톤이었다.
한 대형무역상은 “이번 가격 하락은 지역별로 같은 조정처럼 보이지만 성격은 다르다”며 “브라질은 내수가 버티는 조정이고, 아시아는 수요 부진에 따른 조정이며, 흑해권은 튀르키예와 스크랩 가격 흐름에 민감한 장세”라고 설명했다.
국내 시장 관점에서는 슬래브 가격 조정이 후판과 열연 등 판재류 원가 부담을 일부 완화할 수 있다. 그러나 하락폭이 제한적이고, 주요 공급국의 내수 흡수와 통상 규제, 물류·결제 리스크가 함께 작용하고 있어 저가 수입 물량이 곧바로 크게 늘어나기는 쉽지 않다.
하반기 슬래브 시장의 관전 포인트는 브라질 내수 판재류 수요의 지속성, 튀르키예 철근·스크랩 가격의 방향, 중국과 아시아 수요 회복 여부다. 가격 조정이 일단락된 것인지, 아니면 수요 부진이 뒤늦게 본격 반영되는 과정인지는 아직 단정하기 어렵다. 다만 슬래브는 판재류 시장의 선행 신호라는 점에서 이번 조정은 단순 가격 하락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