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철강시장은 중국 비수기와 원료 약세, MENA 봉형강 부진, 유럽 CBAM 확대 논의가 겹치며 구매자 우위의 방어적 장세로 이동하고 있다.

글로벌 철강시장은 7월 초 들어 뚜렷한 반등 동력을 찾지 못한 채 방어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에서는 계절적 비수기와 남부 폭우가 선물·현물 심리를 동시에 눌렀고, 튀르키예와 GCC 봉형강 시장은 건설 수요 둔화와 유통 마진 압박에 흔들렸다. 유럽은 열연 가격보다 탄소국경조정제도 확대 논의가 더 큰 변수로 부상했으며, CIS와 미주에서는 물류 제약, 생산 투자, 통상 장벽이 중장기 공급 구조를 바꾸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번 시장의 특징은 급락보다 거래 의욕의 후퇴다. 일부 가격은 보합을 유지했지만, 구매자는 재고를 크게 늘리지 않고 공급자는 판매량 확보를 위해 할인이나 조건 조정에 나서는 분위기다. 원료 역시 철광석과 강점결탄이 약세를 보이며 철강재 가격을 강하게 지지하지 못했다.
| 주요 품목 | 지역·기준 | 가격 | 변동 |
|---|---|---|---|
| 철광석 62% Fe | 중국 CFR 호주산 | 98달러/톤 | -0달러 |
| 강점결탄 | 호주 FOB | 239달러/톤 | -5달러 |
| 튀르키예 수입 스크랩 HMS 1&2 80:20 | 미국산 CFR | 373달러/톤 | 0 |
| 중국 열연 | FOB | 495달러/톤 | 0 |
| 베트남 열연 | CFR | 535달러/톤 | -5달러 |
| 독일 열연 베이스 | EXW | 680유로/톤 | 0 |
중국 시장은 글로벌 약세의 출발점이었다. 상하이선물거래소 10월물 철근과 열연 선물은 각각 하락했고, 대련상품거래소 철광석과 원료탄도 약세를 보였다. 북부 지역의 고온, 남부 지역의 우기와 태풍 영향이 건설 활동을 제한했고, 광시 지역의 폭우와 물류 차질은 철강재와 원료의 이동을 모두 둔화시켰다. 중국 열연 수출 가격은 495달러 FOB로 보합을 유지했지만, 베트남 열연이 535달러 CFR로 5달러 하락한 점은 동남아 수입 시장의 협상력이 구매자 쪽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철광석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 호주산 62% Fe 분광은 98달러 CFR로 소폭 하락했다. 호주와 브라질의 주요 항만·광산 출하량이 전주 대비 늘어나면서 공급 부담이 커졌고, 중국 철강 수요 부진이 가격 방어력을 약화시켰다. 다만 중국 항만 내 일부 저품위 물량에 대한 선제 구매가 나오면서 하락폭은 제한됐다.
MENA 시장에서는 튀르키예 철근과 스크랩이 약세 흐름의 중심에 섰다. 카르데미르는 국내 철근 판매 가격을 31,800리라, 달러 기준 566달러 EXW로 낮춰 약 4만2,000톤의 주문을 확보했다. 그러나 이는 수요 회복이라기보다 가격 인하와 결제 조건에 따른 제한적 매수에 가까웠다. 다른 제강사의 철근 오퍼도 내수와 수출 모두 하락했고, 8월 선적 수출 가격은 570~580달러 FOB로 낮아졌다.
튀르키예 수입 스크랩 시장은 신규 심해 계약이 확인되지 않은 채 정체됐다. 미국 동부산 HMS 1&2 80:20 기준 가격은 373달러 CFR에서 보합을 보였지만, 제강사는 추가 인하를 요구하고 공급자는 확정 오퍼를 꺼리는 교착 국면이다. 6월 초 409달러였던 기준 가격이 6월 말 386달러, 7월 초 373달러까지 밀린 만큼 시장에서는 아직 저점 확인에 신중한 분위기다.
GCC 시장은 표면적으로는 비교적 안정적이었다. UAE 철근 판매량은 7월 예약 기준 52만 톤을 넘기며 생산자 목표에 부합했다. 그러나 공식 가격과 실제 거래 가격 사이에는 할인 압력이 존재했고, 유통업체는 건설 비수기 속에서 마진 축소를 감수하며 재고 회전을 우선하고 있다. 바레인 철근도 전월 대비 하락해 건설 수요 둔화가 지역 전반에 영향을 주고 있음을 드러냈다.
아시아에서는 원료 약세가 두드러졌다. 호주 강점결탄은 중국 내 탄광 재가동과 인도 수요 부진의 영향을 받아 239달러 FOB로 하락했다. 인도는 몬순 비수기와 철근 가격 약세로 원료 구매 심리가 낮아졌고, 대만 수입 스크랩 시장도 봉형강 판매 부진 속에 약세를 이어갔다. 반면 일본 자동차 부문은 내수 판매 증가와 도요타 생산 확대를 바탕으로 판재류 수요를 일부 지지했지만, 중동향 수출 급감으로 외부 수요의 불균형은 여전히 남아 있다.
CIS에서는 우크라이나 철근 수출 감소와 러시아 원료·투자 이슈가 함께 부각됐다. 우크라이나 철근 수출은 6월 2만8,000톤으로 전월 대비 11% 줄었고, 철도 인프라 파괴와 EU 보호조치 강화가 추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러시아 철광석은 내수 판매가 줄어든 반면 수출이 늘며 전체 공급이 안정됐다. 러시아 Ecolant 제철소 프로젝트는 2026년 4분기 가동을 목표로 하며, 연 180만 톤의 저탄소 강재와 250만 톤의 DRI 생산능력을 갖출 계획이다.
유럽은 제품 가격보다 정책 리스크가 더 크게 부각됐다. 이탈리아 철근 가격은 구매자 압박에 하락했고, 독일 열연 베이스 가격은 680유로 EXW로 보합을 유지했다. 그러나 유럽의회 환경위원회가 CBAM 적용 범위를 철강·알루미늄 하공정 제품까지 넓히는 방향을 지지하면서 판재류와 가공품 시장의 비용 구조가 다시 논의되고 있다. 철강업계는 추적성 강화와 우회 방지를 긍정적으로 보지만, 자동차 업계는 적용 기준과 행정 부담을 우려하고 있다.
미주에서는 투자와 통상 이슈가 동시에 나타났다. 브라질 Cedro Mineracao은 Mariana 광산 확장을 위해 장거리 컨베이어 시스템에 1억2,800만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미국은 알제리산 철근에 72.94%의 상계관세 명령을 내렸고, 반덤핑 관세율도 127.32%로 설정될 예정이다. 한국과 러시아산 심리스파이프에 대한 상계관세 조치도 5년 더 유지된다.
종합하면 현재 글로벌 철강시장은 상승장도 급락장도 아닌, 구매자 우위의 방어적 조정장에 가깝다. 중국의 비수기 수요 부진, 튀르키예 스크랩 저점 불확실성, 유럽 CBAM 확대 논의, 원료 공급 증가가 동시에 시장을 누르고 있다. 철강사와 제강사는 가격 방어와 판매량 확보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야 하며, 유통업체는 재고 회전과 마진 방어를 우선할 수밖에 없다. 당분간 시장의 반전 여부는 중국 수요 회복, 스크랩 가격 저점 확인, 유럽 정책 구체화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