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10일 (금)

아시아 빌렛 약세에도 이란산은 버텼다…반다르아바스발 2만톤 거래 성사

중국과 인도네시아산 빌렛 오퍼가 하락하는 가운데 이란 제강사가 반다르아바스발 2만톤 수출 계약을 목표 가격 수준에서 성사시키며 시장의 가격 경쟁 구도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아시아 빌렛 시장의 무게중심은 여전히 아래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중국과 인도네시아산 오퍼가 잇따라 낮아지는 가운데서도 이란 제강사들은 목표 가격선을 크게 물리지 않고 수출 계약을 성사시키는 모습이다.


이란 반다르아바스 지역의 한 제강사는 이번 주 빌렛 2만톤 수출 계약을 톤당 416달러 FOB 수준에서 마무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에서는 해당 물량이 사우스 카베 스틸 계열 물량일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선적 시점은 아직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거래가 주목되는 이유는 단순한 가격 수준 때문만은 아니다. 극동, 중국, 동남아 빌렛 가격이 동시에 하락 압력을 받는 상황에서도 이란산 빌렛은 상대적으로 낮은 절대 가격을 앞세워 구매자를 확보했다. 특히 GCC와 아시아 수요가 뚜렷하게 살아났다고 보기 어려운 국면에서 이란 제강사가 목표 가격에 가까운 수준으로 거래를 성사시켰다는 점은 공급자별 가격 경쟁력이 다시 부각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구분품목 및 규격거래 조건물량·선적가격
이란 반다르아바스빌렛FOB2만톤, 선적 미공개톤당 416달러
중국150mm 3SP 빌렛FOB9월 말 선적톤당 456달러
중국산 GCC향 환산4SP 빌렛CFR GCC 항만9월 말 선적 기준톤당 506~511달러
인도네시아150mm 3SP 빌렛FOB9월 말 선적, 최소 4만8,000~5만톤톤당 471달러
인도네시아 직전 오퍼150mm 3SP 빌렛FOB직전 주말 기준톤당 481달러


중국산 빌렛 오퍼는 전주 대비 톤당 5~10달러 낮아진 수준으로 파악된다. 150mm 3SP 빌렛 기준 FOB 가격은 톤당 456달러 안팎이며, 이를 GCC 항만 도착 기준 4SP 빌렛으로 환산하면 톤당 506~511달러 수준으로 평가된다. 중국산은 물량 대응력과 규격 선택 폭에서 강점을 갖고 있지만, 운임과 도착지 비용을 감안하면 중동권 구매자 입장에서는 이란산과의 가격 차이를 쉽게 무시하기 어렵다.


인도네시아산 빌렛도 가격을 낮췄다. 150mm 3SP 빌렛 기준 오퍼는 지난주 말 톤당 481달러 FOB 수준에서 이번에는 톤당 471달러 FOB 수준으로 내려왔다. 선적은 9월 말 기준이며, 최소 거래 단위는 4만8,000~5만톤 수준으로 알려졌다. 대량 구매가 가능한 수요처에는 의미 있는 선택지가 될 수 있지만, 단기 조달이나 소량 대응이 필요한 구매자에게는 조건 부담이 남아 있다.


이란산 빌렛은 아직 극동 시장에서 공격적으로 제시되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이란 제강사들이 전면적인 가격 경쟁에 뛰어들기보다 중동과 인접 시장을 중심으로 판매 가능 가격을 확인하는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최근 이란 통화 가치 하락에도 수출 가격 자체에는 뚜렷한 변화가 나타나지 않은 점도 눈에 띈다. 통화 약세가 곧바로 달러 표시 수출가 인하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이란 제강사들은 원가·물류·제재 리스크를 감안해 일정 수준의 가격 방어선을 유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한 대형무역상은 “이란산 빌렛은 숫자만 놓고 보면 여전히 경쟁력이 있지만, 결제와 선적, 보험 관련 조건을 함께 봐야 한다”며 “구매자들은 낮은 가격만 보고 움직이기보다 실제 도착 가능성과 금융 리스크를 계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과 인도네시아 오퍼가 더 내려가면 이란산도 압박을 받을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중동권에서 이란산의 가격 메리트가 완전히 사라진 상황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철강분석가는 이번 흐름을 두고 “빌렛 시장은 수요 회복보다 공급자 간 가격 위치 조정이 먼저 진행되는 국면”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산은 하락 신호를 주고 있고, 인도네시아산도 가격을 낮췄지만, 이란산은 절대 가격이 낮기 때문에 동일한 속도로 따라 내려갈 필요를 느끼지 않을 수 있다”며 “다만 극동 수요가 약한 상태가 길어지면 이란 제강사들도 판매 지역을 넓히기 위해 더 유연한 가격 정책을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 참여자별로 보면 제강사와 리롤러의 셈법은 다르다. GCC 지역 리롤러 입장에서는 중국산 CFR 가격과 이란산 FOB 가격 간 차이를 실제 물류비, 결제 조건, 품질 규격으로 다시 계산해야 한다. 반면 트레이더들은 인도네시아산 대량 물량의 가격 조정이 추가로 이어질지 여부를 주시하고 있다. 중국산 오퍼가 추가 하락할 경우, 동남아산과 이란산 모두 가격 방어가 쉽지 않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이란산 2만톤 거래는 글로벌 빌렛 시장이 일방적인 약세장 속에서도 공급 지역별로 다른 가격 논리를 갖고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과 인도네시아는 하락 오퍼를 통해 구매자를 끌어들이고 있고, 이란은 낮은 절대 가격을 유지하면서도 무리한 추가 인하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결국 향후 관전 포인트는 중국산 빌렛의 추가 조정 폭, 인도네시아산 대량 오퍼의 실제 체결 여부, 그리고 이란산이 극동 시장에 본격적으로 등장할지 여부다.


지금 빌렛 시장에서 중요한 질문은 단순히 “어느 나라 가격이 가장 낮은가”가 아니다. 실제 구매자는 가격표보다 더 복잡한 계산을 한다. 선적 가능성, 결제 안정성, 도착지 비용, 규격 적합성까지 모두 반영했을 때 어떤 물량이 가장 실질적인 원가 절감 효과를 주는지가 앞으로의 거래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기사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