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셋째 주 글로벌 철강시장에서 가장 먼저 움직인 것은 완제품이 아니라 원료와 반제품이었다. 중국발 공급 우려로 호주산 프리미엄 원료탄이 불과 일주일 사이 $20/t 이상 급등했고, 튀르키예 심해 스크랩은 $375/t CFR 안팎에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여기에 UAE와 이란 간 교역 제한과 호르무즈 주변 물류 불확실성까지 겹치면서 MENA에서는 빌렛의 가격보다 실제 조달 가능 여부가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다.
철광석이 비교적 안정된 가운데 원료탄과 스크랩, 빌렛의 흐름이 갈리면서 철강사와 제강사, 재압연사 모두 원료비뿐 아니라 조달 경로와 납기를 함께 계산해야 하는 시장으로 바뀌고 있다.
중국, 철광석보다 원료탄이 먼저 뛰었다
이번 주 중국 원료시장의 핵심은 원료탄이었다.
8월 19일 호주 Goonyella C 프리미엄 중휘발분 원료탄 7만5천t이 $243.15/t FOB에 거래됐다. 불과 일주일 전 같은 품목의 거래가격은 $222.30/t였다. Platts PLV HCC도 $244.80/t FOB로 하루 동안 $18.90/t 뛰었다.
산시성 원탄 생산 감소와 탄광사고 이후 강화된 안전점검이 공급 우려를 키웠다. 중국 국내 프리미엄 원료탄 가격이 빠르게 상승하면서 해상 원료탄의 상대적 가격 경쟁력이 높아졌고, 이는 중국의 수입 관심을 자극했다. 코크스 생산업체도 세 차례 가격 인하 이후 처음으로 가격 인상을 추진했다.
반면 철광석은 같은 속도로 움직이지 않았다. 62% Fe 철광석은 $97/t대에 머물렀다. 원료탄이 급등했음에도 완제품 가격 전가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려지면서 중국 제철소 입장에서는 원가와 제품가격 사이의 마진 압박이 다시 커지는 구도가 형성됐다.
중국의 7월 조강생산은 76.93Mt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8월 들어 생산은 일부 회복됐지만 최종 수요가 본격적인 성수기 수준으로 올라온 것은 아니어서 원료비 상승을 완제품에 전부 전가하기에는 부담이 남아 있다.
| 중국 원료·반제품 지표 | 8월 중순 | 8월 20일 전후 | 흐름 |
|---|---|---|---|
| 호주산 프리미엄 원료탄 | $222.30/t FOB | $243.15/t FOB | $20.85/t 상승 |
| 철광석 62% Fe | $97.25/t | $97.50/t | 보합권 |
| 탕산 빌렛 | RMB 2,950~2,960/t | RMB 2,970/t | 상승 |
| SHFE HRC | RMB 3,260/t대 | RMB 3,291/t | 상승 |
이 시장에서 주목할 부분은 원료탄 급등이 곧바로 철강재 강세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수요가 충분히 따라오지 못한다면 철강사는 원료비 상승분을 판매가격에 전가하지 못하고 마진만 축소될 수 있다.
튀르키예 스크랩, $375/t이 전기로 원가 기준선
전기로 시장에서는 튀르키예 심해 스크랩이 글로벌 가격의 기준선 역할을 했다.
미국산 HMS 80:20 거래는 $375~375.50/t CFR에 집중됐고 폴란드산은 $369.50~372.50/t CFR에서 성약됐다. 여름철 스크랩 수집량 감소와 높은 운임 때문에 공급자들은 가격을 낮추는 데 소극적이었다.
그러나 튀르키예 제강사 역시 적극적으로 가격을 끌어올리지는 않았다. 철근 등 봉형강 판매가 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8월 19일 미국산과 폴란드산을 포함한 복수의 심해 카고가 거래됐지만 시장의 핵심은 거래 재개 자체보다 $375/t 부근에서 가격이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는 데 있다. 9월 선적 물량을 어느 정도 확보한 제강사들은 추가 구매를 서두르지 않고 국내 스크랩 가격을 리라 기준으로 인상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즉 공급은 빠듯하지만 완제품 주문이 약해 추가 상승도 제한되는 구조다.
MENA, ‘가장 싼 빌렛’보다 ‘들어올 수 있는 빌렛’
MENA에서는 상황이 더욱 복잡해졌다.
UAE가 8월 18일 이란과의 상업교역 중단을 발표하면서 이란산 빌렛의 UAE 직접 수출뿐 아니라 UAE를 경유하는 물량에도 불확실성이 커졌다.
이란산 빌렛은 $400~410/t FOB로 가격만 놓고 보면 경쟁력이 높았다. 그러나 미국의 제재와 호르무즈 주변 물류 문제, UAE와의 교역 제한까지 겹치면서 실제 거래 가능성이 가격보다 중요해졌다.
시장에서는 이미 예약된 물량은 이행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왔지만 신규 조달은 사우디아라비아·오만 또는 극동지역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오만을 통한 육상 대체조달만으로도 $20~30/t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으며 극동산 빌렛은 도착까지 2~3개월이 소요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UAE 국내 스크랩 가격도 상승했다. Sheared HMS 80:20은 AED 1,023.43/t delivered, shredded scrap은 AED 1,207.80/t에 형성됐다. 여름철 발생량 감소와 파키스탄향 컨테이너 수출 여건 개선이 가격을 지지했다.
MENA 재압연사 입장에서는 스크랩과 빌렛 모두가 동시에 조달 리스크에 노출된 셈이다.
반제품 시장, 가격보다 ‘거래 가능성’이 우선
이번 주 반제품 시장의 특징도 같은 흐름이다.
| 반제품·원료 | 대표 가격·조건 | 시장 특징 |
|---|---|---|
| 이란 빌렛 | $400~410/t FOB | 저가지만 교역·항로 제약 |
| 러시아 빌렛 | $463~468/t FOB | 흑해 물류 리스크 |
| 중국 탕산 빌렛 | RMB 2,970/t EXW | 원료비 영향으로 상승 |
| 튀르키예 미국산 HMS 80:20 | $375~375.50/t CFR | 공급 타이트·수요 저항 |
| 호주산 프리미엄 원료탄 | $243~245/t FOB | 중국발 공급 우려 |
중국산 빌렛은 가격이 올라갔지만 아시아권에서 상대적으로 공급 안정성이 높은 선택지로 평가됐다. 반대로 이란산은 가격이 싸더라도 결제·보험·선적·통관까지 고려하면 실질적인 조달 난도가 높아졌다.
결국 최근 반제품 시장에서는 단순한 FOB 가격보다 도착 확률과 리드타임의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원료 구매 전략도 ‘최저가’에서 ‘옵션 확보’로
시장 참여자의 행동도 변하고 있다.
튀르키예 제강사는 심해 스크랩을 필요 이상으로 확보하기보다 최소한의 물량을 계약하고 국내 스크랩 비중을 조정하고 있다.
MENA 트레이더와 재압연사는 가격이 싼 이란산 빌렛 한 곳에 의존하기보다 사우디아라비아·오만·극동산을 동시에 비교하는 구조로 움직이고 있다.
중국에서는 원료탄 가격이 급등하면서 철강사들이 철광석을 공격적으로 추가 구매하기보다 원료 간 가격 균형과 제품 마진을 확인하려는 움직임이 강해졌다.
이 같은 행동은 시장이 단순한 가격 방향보다 변동성과 공급망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음 주, 원료탄과 튀르키예 스크랩·UAE 빌렛이 핵심
다음 주 첫 번째 확인 변수는 호주산 프리미엄 원료탄이 $240/t대를 유지하는지 여부다. 급등 가격이 안착하면 중국과 동아시아 철강사의 원가 부담이 커지고 코크스와 판재류 가격으로 추가 전가될 가능성이 있다.
튀르키예에서는 다음 심해 HMS 80:20 계약이 $375/t CFR을 넘어서는지가 중요하다. $375/t 위에서 후속 계약이 반복되면 글로벌 전기로 제강 원가의 하단이 한 단계 올라갔다고 볼 수 있다.
MENA에서는 UAE-이란 교역 제한 이후 실제 신규 빌렛 조달 경로를 확인해야 한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오만 등 대체 공급이 원활하면 가격 충격은 제한되겠지만 대체 물량 확보가 늦어지면 GCC 재압연사의 원료 프리미엄이 확대될 수 있다.
한국 철강업계 역시 FOB 가격만 비교하기보다 선적 가능성, 운임, 보험, 리드타임, 원산지와 탄소정보까지 포함한 실질 도착원가를 기준으로 시장을 볼 필요가 있다. 이번 주 원료시장이 보여준 가장 중요한 변화는 ‘싸게 사는 것’보다 ‘필요할 때 확실히 받을 수 있는 것’의 가치가 커졌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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