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25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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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과 금융] 환율 1,300원대 진입에 전기료까지…철강 하반기, ‘원가의 벽’ 낮아진다

원·달러 한 달 반 만에 11% 급락…원료·외화부채 부담 완화

지역별 전기요금까지 현실화하면 전기로 중심 원가구조 변화

다만 수출 채산성·수요 부진 남아…“원가 개선과 업황 회복은 별개”



국내 철강업계의 하반기 경영환경을 짓눌렀던 비용 변수가 빠르게 방향을 바꾸고 있다. 7월 초 1,560원에 육박했던 원·달러 환율이 8월 하순 1,300원대로 내려선 데 이어 산업용 전기요금의 지역별 차등 적용까지 구체화되면서다.


이번 변화는 단순한 환차익 문제가 아니다. 철광석과 제철용 원료탄을 비롯한 수입 원료와 해상운임, 외화차입금, 전기로 전력비 등 철강 생산원가의 여러 축이 동시에 완화될 가능성이 생겼다는 데 의미가 있다.


다만 이를 곧바로 ‘철강업황 턴어라운드’로 연결하는 것은 이르다. 환율 하락은 수출 채산성을 떨어뜨리고, 국내에서는 건설을 중심으로 한 수요 회복 속도가 여전히 더디다. 결국 하반기 실적의 핵심은 원화 강세 자체보다 낮아진 원가를 제품가격과 판매량이 얼마나 지켜주느냐에 달려 있다.


1,559원에서 1,382원…한 달 반 만에 비용 환경 급변


원·달러 환율은 7월 1일 장중 1,559.2원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8월 24일 서울 외환시장의 오후 3시30분 기준가는 1,382.4원까지 떨어졌고, 장중에는 1,376.5원을 기록했다. 7월 고점과 비교하면 약 176.8원, 11.3% 하락한 셈이다. 1,300원대 복귀 자체는 8월 19일 이뤄졌으며, 24일 장중 수준은 약 13개월 만의 저점이다.

최근 원화 강세에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기업의 달러 매도 물량과 기업들의 환전 수요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추가 금리 인상 기대가 이전보다 약화된 점도 달러 강세를 누그러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철강업계에 중요한 것은 환율의 ‘방향’보다 하락 폭이다. 달러 표시 원료대금 1억 달러를 단순 환산하면 환율이 1,559.2원에서 1,382.4원으로 떨어질 경우 원화 결제액 차이는 약 176억8천만 원에 달한다. 실제 철강사의 구매계약은 결제시점과 헤지 비율, 운임, 재고평가 등이 각각 다르기 때문에 이 금액이 그대로 손익으로 반영되는 것은 아니지만, 원재료 구매부담이 얼마나 빠르게 달라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기준선이다.


시장 변수최근 확인 수준철강업계에 미치는 방향실제 손익 반영의 변수
원·달러 환율8월 24일 1,382.4원, 장중 1,376.5원수입 원료·운임 부담 완화결제시점, 환헤지, 재고 투입 시차
7월 환율 고점7월 1일 장중 1,559.2원고환율 원가 압박의 기준점약 11.3% 환율 하락
POSCO 3분기 판매 전망849만 톤판매량 확대 시 고정비 부담 완화수요가 가격협상·제품 믹스
현대제철 전기료 절감 추정연간 최대 약 1,450억 원전기로 원가 개선최종 요금안·사업장별 사용량
POSCO 전기료 절감 추정약 500억 원 수준구매전력 비용 완화자가발전·PPA·구매전력 비중

자료: 시장 및 국내외 산업자료 종합


환율 하락 효과, 철광석 가격 떨어지는 것과는 성격 다르다


고로 일관제철사의 원가에서 환율은 철광석과 제철용 원료탄의 달러 가격을 원화로 바꾸는 과정에 직접 개입한다. 국제 원료가격이 움직이지 않더라도 원화가 강해지면 원화 환산 구매가격은 낮아진다.


하지만 환율이 오늘 내려갔다고 이번 달 영업이익이 같은 폭으로 좋아지는 구조는 아니다. 원료 구매계약, 해상운송, 입고, 재고 소진을 거쳐 실제 고로 투입까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나증권 역시 POSCO의 3분기 실적을 전망하면서 최근 철광석과 원료탄 가격, 환율이 하락했음에도 2분기 원가 상승분이 시차를 두고 반영돼 3분기 고로 원재료 투입단가는 오히려 톤당 약 2만5천 원 높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동시에 판매가격 협상 효과가 이어질 경우 철강 스프레드는 소폭 확대될 것으로 봤다.


이 대목이 하반기 실적을 읽는 핵심이다. 환율 하락의 효과는 3분기보다 4분기 이후 원료 투입원가에서 더 선명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3분기 실적만 보고 원화 강세 효과가 미미하다고 판단하는 것도, 반대로 환율 하락분을 즉시 이익으로 계산하는 것도 모두 위험하다.


외화부채 부담도 줄지만 ‘환산이익=현금이익’은 아니다

환율 하락은 철강사의 재무제표에도 긍정적이다. 달러 표시 차입금이나 매입채무가 있다면 결산 시점의 원화 환산금액이 감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외화부채 규모만 놓고 환산이익을 계산하는 방식은 실제 기업의 환위험 구조를 과장할 수 있다. 철강사들은 수출로 들어오는 달러와 원료 구매로 나가는 달러를 맞추는 자연 헤지를 기본적으로 활용하고, 부족한 부분은 통화선도와 통화스왑 등으로 관리하기 때문이다.


POSCO홀딩스는 공시를 통해 외화 매출채권과 외화 매입채무를 통화·만기별로 맞추는 방식으로 환위험을 상쇄하고, 필요하면 외환스왑과 선물환을 추가 활용한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수입 원료와 운임, 외화차입금이 주요 환위험 대상이다.


현대제철 역시 단순히 ‘그룹 내부 수직계열화’만으로 환위험을 관리하는 구조가 아니다. 2026년 1분기 공시에서 회사는 외화 판매·구매·차입에 대한 환위험을 자체 지침으로 관리하고 필요할 경우 파생상품을 사용한다고 명시했다. 당시 공시된 현금흐름위험회피 목적의 통화선도 계약에는 6억3,561만9천 달러 규모의 달러 계약도 포함돼 있다.


즉 원화 강세는 두 회사 모두에 우호적이지만, 실제 분기 순이익 변화는 외화자산과 부채의 순포지션, 파생상품 평가손익, 수출입 결제 구조를 함께 봐야 한다.


두 번째 원가 변수는 전기료…전기로 업체에는 환율보다 직접적

환율이 고로 원료비의 변수라면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은 전기로 생산원가를 직접 움직이는 변수다.


정부가 검토 중인 방안은 영남·호남 등 남부권 산업용 요금을 kWh당 최대 18원, 강원·충청 등 중부권은 최대 15원 낮추는 방향이다. 현대제철 포항공장은 최대 18원, 당진제철소는 15원, 인천공장은 10원 수준의 차이가 거론되고 있다.


철스크랩을 전기로에서 용해하는 공정은 철강 1톤 생산에 통상 400~600kWh의 전력이 들어가는 것으로 추정된다. 사업장 간 요금 차이가 kWh당 8원이라면 이론적으로 톤당 전력 원가가 3,200~4,800원 달라질 수 있다. 앞으로 전기로 업체의 생산배분이나 휴동·재가동 의사결정에도 지역별 전기료가 새로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현대제철의 경우 2025년 약 97억kWh의 전력을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며, 하나증권은 제도가 검토안대로 시행될 경우 연간 최대 약 1,450억 원의 비용 절감 가능성을 제시했다.


POSCO는 숫자를 주의해서 볼 필요가 있다. 일부 보도에서는 27억kWh의 연간 전력사용량을 기준으로 최대 1,752억 원의 절감 효과를 제시했지만, 27억kWh에 최대 할인액 18원/kWh를 적용하면 약 486억 원이다. 최근 후속 보도 역시 POSCO 절감 효과를 약 500억 원으로 제시했다. 실제 효과는 제철소의 자가발전, 전력직접구매계약(PPA), 한전 구매전력 비중에 따라 달라진다.


따라서 현 단계에서 철강업계 전체가 즉시 수천억 원의 전력비를 절감한다고 단정하기보다, 전기로 비중이 높고 한전 구매전력 의존도가 높은 사업장일수록 수혜가 커지는 구조로 이해하는 것이 타당하다.


원가는 내려오는데 판매가격이 버티느냐가 진짜 승부

철강사 입장에서 가장 좋은 조합은 ‘원재료 비용 하락+제품가격 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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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시장에서는 품목별 온도차가 뚜렷하다. 8월 하순 열연은 톤당 96만 원 선을 방어하는 반면, 철근은 약 85만 원대로 밀리면서 판재류와 봉형강 시장의 차별화가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환율 효과 역시 품목마다 다르게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열연·냉연도금 등 판재류에서 수입 원료비가 낮아지고 현재 판매가격이 유지된다면 스프레드 확대 여지가 생긴다. 자동차·조선 등 주요 수요가와의 가격협상까지 뒷받침되면 효과는 더 커진다.


반대로 철근과 H형강 등 봉형강은 전기료가 낮아지더라도 건설수요 부진과 재고 부담으로 제품가격이 함께 내려가면 원가 절감분이 판매가격 하락에 흡수될 수 있다.


POSCO의 경우 하나증권은 공격적인 판매전략을 바탕으로 3분기 철강제품 판매량이 849만 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 전분기 대비 1.6%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결국 철강사의 이익 개선 여부는 ‘환율이 얼마나 내려갔는가’보다 판매량 증가와 제품가격 방어가 동시에 가능한가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수출기업에는 원화 강세가 반대 방향으로 작용

원화 강세의 가장 분명한 반대편에는 수출이 있다.


달러로 받은 철강 수출대금을 원화로 환산할 때 환율이 낮으면 동일한 달러 매출의 원화 환산액이 줄어든다. 수출가격을 달러 기준으로 즉시 올리기 어려운 범용재는 채산성 압박이 더 직접적이다.


수입 원료와 수출대금이 모두 달러라면 일정 부분 자연 헤지가 가능하지만, 국내 인건비·에너지·물류비 등 원화 고정비는 그대로 남는다. 특히 해외시장에서 중국·일본·동남아 철강사와 가격 경쟁을 하는 상황에서는 원화 강세가 수출 오퍼 운용 폭을 좁힐 수 있다.


따라서 수출 비중이 높은 철강사와 트레이더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환율 방향을 맞히는 것이 아니라 수주 시점의 달러 판매가격, 결제기간, 선물환 비율을 함께 관리하는 것이다.


시장 참여자별 셈법도 달라진다

고로 일관제철사는 지금부터 4분기 원료 투입단가 하락 폭과 자동차·조선향 가격협상의 조합을 봐야 한다. 원료비 하락분을 판매가격 인하 요구에 모두 내주지 않는 것이 스프레드 확보의 핵심이다.


전기로 제강사는 환율보다 지역별 전기료와 스크랩(고철) 가격의 결합 효과가 더욱 중요하다. 전력단가가 낮아져도 건설강재 판매가격이 더 빠르게 하락하면 체감 수익성은 좋아지지 않는다.


유통업체에는 환율 하락이 수입재 가격을 다시 낮출 수 있다는 점이 부담이다. 원화가 강해질수록 같은 달러 오퍼의 원화 도착가격이 떨어지기 때문에 고가 국산 재고를 들고 있는 업체는 재고평가와 판매가격 압박을 동시에 받을 수 있다.


트레이더와 수입업체는 반대로 구매 여건이 좋아진다. 다만 국내 열연·후판 시장은 무역구제 조치와 수입선 변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어 단순히 환율만 보고 수입 계약을 확대하기에는 위험이 있다.


자동차·조선·가공 등 수요업계에는 철강사의 원가 하락이 향후 가격협상 카드가 될 수 있다. 철강사들이 환율과 원료가격 하락에도 판매가격 방어를 이어간다면 수요가는 원가 하락분의 제품가격 반영을 요구할 가능성이 커진다.


하반기 철강 실적, ‘업황 회복’보다 먼저 ‘비용 정상화’ 온다

현재 변화는 철강 수요가 강하게 살아났다는 신호가 아니다.

오히려 수요가 충분히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환율과 전력비 등 비용 측면의 압력이 먼저 낮아지는 국면에 가깝다. 이는 철강사 입장에서는 상당히 중요한 변화다. 판매량을 크게 늘리지 못하더라도 스프레드와 현금흐름을 방어할 여지가 커지기 때문이다.


특히 7월 초 1,550원을 웃돌던 환율이 1,380원 안팎으로 내려온 변화가 지속되고, 원료가격 약세가 실제 투입원가로 연결되며, 지역별 전기요금 인하까지 현실화한다면 4분기 이후 국내 철강사의 비용 구조는 상반기와 상당히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마지막 퍼즐은 여전히 수요다.


환율은 기업이 통제할 수 없는 외생변수이고 전기요금 차등제 역시 아직 세부 적용방식이 확정돼야 한다. 건설경기, 자동차 생산, 조선용 강재 협상, 중국산 및 제3국 수입재 가격이 동시에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비용 절감만으로 업황 자체를 돌려세우기는 어렵다.


따라서 하반기 철강시장을 보는 가장 현실적인 관점은 ‘본격 호황 진입’보다는 고환율·고전력비가 만들었던 원가의 벽이 낮아지고 있다는 데 있다.

이제 시장의 질문은 환율이 더 내려갈지가 아니다.


낮아진 비용을 누가 마진으로 남기고, 누가 가격경쟁으로 소진할 것인가가 다음 승부처다.


관전 포인트

향후에는 원·달러 환율이 1,400원 아래에서 안착하는지, 3분기까지 남아 있는 고가 원료 재고가 언제 소진되는지, 지역별 산업용 전기요금의 최종 권역·할인폭·시행시점이 어떻게 결정되는지를 함께 봐야 한다. 여기에 수출 오퍼의 달러 채산성, 열연 등 판재류 가격 방어 여부, 철근·형강을 중심으로 한 건설강재 수요 회복 속도가 4분기 실적 방향을 가를 핵심 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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