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01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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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저탄소에서 그린스틸까지 (4)] 저탄소 생산기술 ① 고로 체제는 어떻게 탄소를 줄이고 있나

저탄소 생산기술 ① 고로 체제는 어떻게 탄소를 줄이고 있나

수소환원제철 이전의 10년을 좌우할 고로 효율화와 브리지 기술



고로는 탄소중립 시대에도 당분간 핵심 생산자산이다

탄소중립 담론에서는 고로가 마치 곧 사라질 기술처럼 묘사되기도 한다. 그러나 전 세계 철강생산의 약 70%가 여전히 고로-전로(BF-BOF) 경로에 기반한다는 IEA의 평가처럼, 현재 산업구조에서 고로를 단기간에 모두 대체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 한국 역시 자동차강판, 전기강판, 고급 후판 등 대량생산과 품질 안정성이 필요한 제품의 상당 부분을 일관제철 체제에 의존한다.


따라서 2030년까지의 탄소감축에서는 기존 고로의 배출집약도를 얼마나 낮추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수소환원제철 상용화가 충분히 확산되기 전까지 고로 효율화를 외면하면 중간 감축목표를 달성할 수 없고, 반대로 고로 효율화만으로 2050 넷제로에 도달할 수도 없다. 브리지 기술이라는 표현이 필요한 이유다.


첫 번째 축은 원료와 환원제 사용을 줄이는 것이다

고로의 탄소배출은 철광석에서 산소를 제거하기 위해 코크스와 미분탄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크게 발생한다. 따라서 고품위 철광석과 소결·펠렛 품질을 높이고, 노내 가스 흐름과 환원효율을 개선하며, 연료비를 낮추는 것이 직접적인 감축수단이다. 조업 안정성이 높아질수록 동일한 쇳물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탄소 투입량을 줄일 수 있다.


제강 단계에서 스크랩 비중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 이미 만들어진 철을 재활용하면 철광석을 새로 환원해야 하는 양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고로·전로 체제에서 스크랩 투입을 늘리면 열수지와 성분 관리가 달라지므로 전로 조업, 예열, 장입기술을 함께 개선해야 한다. 이 때문에 포스코와 같은 일관제철사는 스크랩 확대를 단순 구매전략이 아니라 공정기술 과제로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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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축은 버려지는 에너지를 다시 쓰는 것이다

고로와 코크스, 소결, 제강 공정에는 고온의 가스와 폐열이 대량으로 발생한다. 코크스건식소화(CDQ), 고로가스·전로가스 회수, 폐열발전, 고효율 산소·송풍 시스템은 이미 검증된 감축수단이다. 이런 기술은 제철소 자체의 연료와 전력 사용을 줄이고 원단위를 낮춘다. 대형 일관제철소에서 작은 효율 개선이 누적되면 연간 배출량 기준으로는 상당한 효과를 만들 수 있다.


공정 디지털화도 이 영역과 결합된다. 고로는 원료성상, 온도, 압력, 가스흐름이 조금만 흔들려도 연료사용과 생산성이 달라진다. 센서와 AI를 활용해 노황을 안정시키고 이상징후를 조기에 탐지하면 연료비와 재처리, 비정상 조업을 줄일 수 있다. 디지털 조업은 화려한 신기술보다 눈에 덜 띄지만, 상업설비에서 즉시 감축량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고로 감축의 한계가 최종 전환기술을 요구한다

그러나 아무리 효율을 높여도 고로는 탄소계 환원제를 사용하는 구조적 제약을 갖는다. 장기적으로 탄소배출을 near-zero 수준까지 낮추려면 수소환원제철이나 대규모 CCUS, 전기로 기반 전환 같은 근본적인 공정 변화가 필요하다. 따라서 기존 고로 투자와 차세대 설비투자를 서로 반대되는 선택으로 볼 필요는 없다. 고로 효율화는 남은 설비수명 동안 배출을 줄이고 현금을 창출해 차세대 투자 여력을 확보하는 역할을 한다.


시장 참여자에게 중요한 것은 고로냐 전기로냐라는 이분법보다 제품 탄소성능의 개선속도다. 자동차와 조선 고객이 요구하는 품질을 유지한 채 탄소발자국을 낮추고, 그 감축을 제품 단위로 검증할 수 있다면 고로 기반 저탄소 강재도 상당 기간 시장에서 의미를 가진다. 다만 장기 조달계약이나 친환경 프로젝트에서 near-zero 요구가 강화될수록 고로 기반 제품의 시장 범위는 점차 달라질 수 있다.


한눈에 보는 핵심 구조

감축 영역주요 수단효과한계
원료·환원고품위 원료, 연료비 절감, 환원효율 개선코크스·미분탄 사용 저감근본적 탄소 환원 구조 유지
스크랩전로 스크랩 확대·예열신규 철광석 환원량 감소열수지·불순물 관리 필요
에너지CDQ, 부생가스·폐열 회수연료·전력 절감설비별 추가투자 필요
디지털AI 노황제어, 공정 최적화원단위·비정상조업 감소데이터·운영역량 필요
장기 보완CCUS·수소환원·전기로대폭 감축 가능대규모 인프라·CAPEX 필요


전략 판단: 고로 효율화는 “과거 설비를 지키기 위한 투자”가 아니라 2030년까지의 실제 감축량과 현금흐름을 확보하는 전환투자로 볼 필요가 있다. 다만 투자 회수기간과 향후 수소환원·전기로 전환 시점을 함께 계산해야 자산 좌초 위험을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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