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와 현대자동차가 규소 함량 6.5%의 고규소 전기강판 개발에 착수한 가운데, 호주에서는 5억 호주달러 규모의 전기 기반 제철소 건설이 추진되고 있다.
전기차 모터 효율 개선과 철강 생산공정의 전기화가 맞물리면서 철강산업의 경쟁 기준이 생산량에서 에너지 효율과 탄소집약도로 확대되고 있다.

포스코와 현대자동차가 규소 함량 6.5%의 차세대 전기강판 개발에 착수한 가운데, 호주에서는 전력만으로 가열·압연설비를 가동하는 연산 60만 톤 규모의 신규 제철소 건설이 추진되고 있다. 하나는 전기차 모터의 에너지 손실을 줄이는 고부가 소재 경쟁이고, 다른 하나는 철강 생산공정의 화석연료 사용을 낮추려는 설비 전환이다. 전동화 흐름이 철강제품의 성능과 생산방식을 동시에 바꾸는 모습이다.
포스코는 현대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사, 연구기관, 대학 등 총 10개 기관과 고규소 전기강판 및 전기차 구동모터 제조기술 개발에 들어갔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원하고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이 관리하는 국가 연구개발 사업으로, 전기강판 소재부터 모터코어, 구동모터, 실제 차량 전비 검증까지 전 밸류체인을 연결한다.
개발 목표는 규소 함량을 6.5%까지 높인 광폭 전기강판을 양산 가능한 수준으로 확보하는 데 있다. 전기강판의 규소 함량이 높아지면 전기저항이 증가해 모터 내부의 철손을 줄일 수 있다. 같은 배터리 용량으로도 전기차 주행거리와 모터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규소 함량이 높아질수록 소재가 깨지기 쉬워져 박판·광폭 압연과 프레스 가공이 어려워진다. 연구실 수준에서 우수한 자기적 특성을 확보하더라도 압연 과정의 균열, 모터코어 가공 시 파단, 금형 마모, 적층 과정의 손실을 해결하지 못하면 상업생산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따라서 이번 프로젝트의 성패는 6.5%라는 규소 함량 자체보다 실제 생산라인에서 안정적인 수율을 확보하고, 완성된 구동모터에서 전비 개선 효과를 재현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포스코에는 고부가 전기강판 시장 확대 기회이며, 현대자동차에는 배터리 증량 없이 차량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기술적 선택지가 된다.
철강제품의 고기능화와 함께 생산공정의 전기화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호주 그린스틸오스트레일리아는 뉴사우스웨일스주 뉴캐슬의 옛 BHP 제철소 부지에 5억 호주달러, 약 3억4,700만 달러를 투자해 전기 기반 제철소를 건설할 계획이다.
신규 설비는 연간 최대 60만 톤의 완제품을 생산하며 2028년 1월 가동을 목표로 한다. 초기에는 철근을 생산하고 이후 선재와 코일 제품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기존 가스 연소식 가열설비 대신 전기유도로를 도입하며, 주요 설비는 이탈리아 다니엘리가 공급한다.
| 구분 | 한국 전기강판 프로젝트 | 호주 메이필드 프로젝트 |
|---|---|---|
| 핵심 목표 | 전기차 모터 철손 및 전비 개선 | 철강 가열·압연공정 전기화 |
| 주요 규모 | 규소 6.5%, 참여기관 10곳 | 5억 호주달러, 연산 60만 톤 |
| 주요 제품 | 전기강판·모터코어 | 철근·선재·코일 |
| 주요 일정 | 소재·모터·실차 단계별 검증 | 2028년 1월 가동 목표 |
| 핵심 과제 | 박판·광폭 압연 및 가공 수율 | 인허가·전력·빌렛 조달 |
| 시장 의미 | 고부가 자동차용 소재 확대 | 호주 봉형강 현지 생산 확대 |
다만 호주 프로젝트를 철광석에서 완제품까지 연결되는 완전한 무탄소 일관제철로 보기는 어렵다. 초기에는 동남아시아에서 조달한 빌렛을 투입해 철근과 선재를 생산할 가능성이 크다. 사업장의 가스 사용과 직접 배출은 줄어들지만, 빌렛을 생산한 제강사의 공정과 사용 전력에 따라 완제품의 전체 탄소배출량은 달라진다.
사업 구조상 메이필드 제철소는 초기 단계에서 외부 빌렛을 구매해 전기로 가열하고 압연하는 재압연사·리롤러에 가깝다. 이에 따라 호주의 철근과 선재 완제품 수입은 감소할 수 있지만, 동남아시아산 빌렛 수입은 오히려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완제품 수입이 반제품 수입과 현지 압연 방식으로 전환되는 셈이다.
두 프로젝트는 서로 다른 시장을 겨냥하지만 방향은 같다. 포스코와 현대자동차는 전기강판의 성능을 높여 전기를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린스틸오스트레일리아는 철강 생산 과정에서 가스 대신 전기를 사용해 직접 배출을 낮추려 한다.
철강사와 제강사, 재압연사에 전기화는 더 이상 환경 대응만의 문제가 아니다. 자동차사는 모터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전기강판을 요구하고, 건설·에너지 수요가는 탄소배출이 낮고 납기가 안정적인 현지 생산 철강재를 찾고 있다. 앞으로 경쟁력은 톤당 생산량뿐 아니라 소재의 에너지 효율, 전력 조달 구조, 가공 수율, 제품별 탄소집약도를 함께 관리할 수 있는지에 의해 결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