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모사하틴스틸, 2만 톤 이상 대형 주문에 톤당 $7~$9 추가 할인
도쿄스틸, 8월 열연·철근·H형강 가격 동결하며 시장 관망
누코, 3주간의 동결 끝내고 열연 가격 숏톤당 $1,135로 재인상

세계 열연시장이 같은 계절을 지나면서도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베트남에서는 수요 부진을 돌파하기 위한 추가 할인이 등장한 반면, 일본은 원가 부담과 불확실한 수요 사이에서 가격을 동결했고, 미국에서는 공급 여력이 제한된 가운데 제강사가 다시 인상에 나섰다.
7월 중순 글로벌 열연시장은 하나의 방향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지역별 차별화’ 국면에 들어섰다. 동남아시아에서는 구매자 우위가 강화되고 있지만, 미국은 제강사가 가격 주도권을 유지하고 있으며 일본은 가격을 내리지 않은 채 향후 수급 변화를 기다리는 모습이다.
베트남 포모사하틴스틸은 8~9월 내수 공급분 가운데 2만 톤 이상 대형 주문을 대상으로 열연 가격을 톤당 $7~$9 추가 인하한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 무역상은 실제 할인폭이 톤당 약 $12에 이를 수 있다고 전했다.
이번 조정은 7월 3일 발표된 기존 인하에 이어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나온 추가 조치다. 회사는 앞선 가격 조정에서 2만 톤 이상 주문에 대해 남부 베트남 도착도 기준 톤당 $538 수준을 제시했다.
여기에 톤당 $7~$9의 추가 할인이 적용된다면 단순 계산상 실제 구매가격은 톤당 $529~$531까지 낮아질 수 있다. 할인폭이 톤당 $12라는 일부 시장의 관측을 적용하면 최저 톤당 $526 수준도 가능하다. 다만 이번 조정은 모든 주문에 일괄 적용되는 공식 기준가격 인하라기보다, 대형 구매자를 겨냥한 선별적 물량 할인 성격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
| 지역·업체 | 품목 및 조건 | 최근 가격 | 변동 | 공급·납기 조건 |
|---|---|---|---|---|
| 베트남 포모사하틴스틸 | 열연, 남부 베트남 도착도 | 기준 톤당 $538 | 톤당 $7~$9 추가 할인 | 8~9월 공급, 2만 톤 이상 |
| 베트남 포모사하틴스틸 | 열연 실질 예상가 | 톤당 $529~$531 | 일부 톤당 $526 가능성 | 대형 주문 대상 |
| 일본 도쿄스틸 | 열연 1.7~22㎜ | 톤당 10만 엔($616) | 동결 | 8월 판매분 |
| 일본 도쿄스틸 | 철근 D13~25 | 톤당 9만3,000엔($573) | 동결 | 8월 판매분 |
| 미국 누코 | 열연 현물 | 숏톤당 $1,135·메트릭톤당 약 $1,251 | 숏톤당 $5 인상 | 납기 3~5주 |
| 미국 CSI | 열연 현물 | 숏톤당 $1,185·메트릭톤당 약 $1,306 | 숏톤당 $5 인상 | 미국 서부시장 |
| 미국 시장 평균 | 열연 | 숏톤당 $1,160·메트릭톤당 약 $1,279 | 7월 7일 기준 | 시장 평균 |
베트남 열연시장이 추가 할인으로 기울어진 배경에는 최종 수요 부진과 구매 지연이 자리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포모사하틴스틸이 추가로 가격을 내릴 것이라는 예상이 확산되면서 구매자들이 주문을 미뤘고, 이로 인해 거래가 사실상 멈추는 현상까지 나타났다.
가격 하락을 기다리는 수요가가 늘어나면 철강사가 소폭의 할인만으로 거래를 되살리기 어려워진다. 이번 대형 주문 할인도 단순한 판매가격 조정보다는 정체된 계약을 다시 움직이기 위한 물량 확보 전략으로 해석된다.
베트남 북부의 한 대형무역상은 “톤당 $7~$12 수준의 인하라면 주요 구매자들이 주문을 재검토할 만한 폭”이라며 “다만 소규모 실수요가보다는 대형 리롤러와 주요 유통업체가 우선적인 할인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대량구매 조건이 붙었다는 점도 중요하다. 포모사하틴스틸이 전체 기준가격을 급격히 낮추기보다 2만 톤 이상의 주문에만 혜택을 제공한 것은 공개가격 하락을 최소화하면서 생산 물량을 소화하려는 대응으로 볼 수 있다.
이는 베트남 수입 열연시장에도 하방 압력을 줄 가능성이 있다. 현지산 열연의 실질 구매가격이 톤당 $520대까지 내려가면 해외 철강사는 운임과 통상 비용을 감안한 상태에서 더 낮은 오퍼를 제시해야 한다. 범용 열연을 베트남에 판매하려는 중국·인도·동북아 공급업체에는 협상 여지가 한층 좁아지는 구도다.
반면 일본 도쿄스틸은 8월 판매분 열연, 철근과 H형강 가격을 전월 수준으로 유지했다. 열연 1.7~22㎜는 톤당 10만 엔($616), 철근 D13~25는 톤당 9만3,000엔($573)으로 각각 동결됐다.
도쿄스틸은 세계적인 물가 상승, 환율 변동과 에너지 비용 부담을 고려해 가격을 내리지 않았다. 해외 철강시장이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제조원가와 공급비용이 높아진 상황에서 판매가격을 낮추면 향후 비용 상승분을 수요가에 전가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 내 철강 수급도 가격을 지지하는 요인이다. 수입 철강재에 대한 반덤핑 조사가 진행되면서 일부 저가 수입재의 시장 접근이 어려워졌고, 대형 건설 프로젝트가 내수 소비를 뒷받침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탄소중립 추진 과정에서 전기로 철강재 수요가 확대될 수 있다는 기대도 전기로 제강사인 도쿄스틸의 가격 유지에 힘을 보태고 있다.
다만 이번 동결을 본격적인 상승 신호로 해석하기는 이르다. 도쿄스틸은 수요가 크게 개선됐다고 판단해 가격을 올린 것이 아니라, 비용 상승과 불확실한 시장 여건 사이에서 현재 수준을 지키는 방어적 선택을 했다. 일본 시장은 당분간 인상보다는 동결을 통해 수요와 재고 변화를 관찰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에서는 아시아와 정반대의 흐름이 나타났다. 누코는 7월 13일 고객사에 열연 현물가격을 전주보다 숏톤당 $5 올린 숏톤당 $1,135로 통보했다. 메트릭톤으로 환산하면 약 $1,251이다.
누코와 일본 철강사가 참여한 미국 서부의 캘리포니아스틸인더스트리(CSI) 가격도 숏톤당 $5 오른 숏톤당 $1,185, 메트릭톤당 약 $1,306로 조정됐다. 납기는 기존과 같은 3~5주로 유지됐다.
누코는 올해 1월 말부터 6월 22일까지 열연 가격을 한 차례에 숏톤당 $5~$15씩 지속적으로 올렸다. 이후 약 3주간 숏톤당 $1,130에서 동결했지만, 이번에 다시 인상 흐름을 재개했다.
미국 열연 시장 평균가격은 7월 7일 기준 숏톤당 $1,160, 메트릭톤당 약 $1,279로 파악됐다. 누코의 신규 오퍼가 시장 평균보다 낮은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인상에도 추가 조정 여지가 남아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미국 시장을 지지하는 핵심은 공급 여력이다. 제강사들이 현물 주문을 추가로 받을 수 있는 잉여 생산능력이 많지 않고, 통상적으로 수요가 둔화하는 여름철에도 주문 감소폭이 예상보다 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제강사들은 계절적 둔화를 인정하면서도 급격한 수요 침체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이번 지역별 가격 움직임은 글로벌 열연시장이 하나의 사이클로 움직이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베트남에서는 수요 부족으로 대형 구매자에게 할인 혜택을 제공해야 하지만, 미국에서는 제한된 공급과 비교적 안정적인 주문을 바탕으로 제강사가 가격을 올리고 있다. 일본은 그 중간에서 원가와 수급을 확인하며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국내 철강사와 무역상이 주목할 부분도 여기에 있다. 동남아시아 수출시장에서는 단순한 공개 오퍼보다 물량별 할인과 실제 체결가격을 확인해야 한다. 2만 톤 이상 대형 거래와 소규모 주문의 가격 조건이 달라지면서 명목가격만으로 시장 수준을 판단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일본의 가격 동결은 동북아 가격의 추가 급락을 제한하는 요인이 될 수 있지만, 베트남의 실질 구매가격 하락은 역내 수출 오퍼에 부담을 줄 전망이다. 미국은 가격 수준이 높더라도 운임, 품질 규격, 통상비용과 납기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아시아 가격과 직접 비교하는 데 한계가 있다.
결국 7월 글로벌 열연시장의 핵심은 ‘상승이냐 하락이냐’가 아니라 ‘어느 시장에서 누가 가격 결정권을 갖고 있느냐’다. 베트남은 구매자, 미국은 제강사, 일본은 원가와 수급의 균형이 각각 가격을 움직이고 있다.
한국 철강업계도 하나의 글로벌 가격 방향을 전제로 판매전략을 짜기보다, 동남아에서는 물량과 체결 가능성을, 일본에서는 원가 방어선을, 미국에서는 공급 부족과 높은 현물가격의 지속 여부를 따로 살펴야 한다. 지금 필요한 판단은 세계 열연가격이 오를 것인가가 아니라, 한국산 열연이 어느 시장에서 어떤 조건으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