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02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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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과 금융] 환율 1,370원대, 철강 가격판 다시 짠다…‘원가’보다 무서운 수입재 기준가격 변화

원·달러 환율이 1,370원대로 내려오면서 국내 철강시장의 가격 기준선이 변하고 있다. 원화 강세는 원료비 절감보다 수입재 원화 환산가격 하락, 고환율 재고 부담, 수출채산성 악화와 구매 지연을 통해 국내 철강가격에 더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9월 환율 예상 범위만 적용해도 톤당 500~600달러 철강재의 원화 환산가격은 약 3만원 이상 달라질 수 있어 철강사·유통·수입업체의 가격 및 재고 전략이 중요해지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370원선까지 내려오면서 국내 철강시장이 새로운 가격 변수와 마주하고 있다. 환율 하락을 단순히 철광석이나 원료탄의 수입원가가 낮아지는 문제로만 볼 단계가 아니다. 실제 시장에서는 수입 철강재의 원화 환산가격이 빠르게 낮아지고, 고환율기에 들여온 재고와 신규 수입재 사이에 원가 차이가 벌어지면서 국내 철강가격의 기준선 자체가 움직일 가능성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9월 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8원 상승한 1,370.40원에 마감했다. 반등했지만 7월 한때 1,559원대까지 올라갔던 것과 비교하면 두 달 사이 환율 레벨이 크게 낮아졌다. 서울 외환시장 전문가들이 예상한 9월 환율 범위도 평균 저점 1,351원, 고점 1,409원으로 이전보다 상당폭 내려왔다.


환율의 하락 배경에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확대가 자리하고 있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8월 한국의 수출은 982억5,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68.7% 증가했고, 반도체 수출은 466억5,000만 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무역수지 흑자도 347억5,000만 달러에 달했다. 철강 수출 역시 약 21억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 증가했다.


이처럼 수출을 통해 국내로 들어오는 달러 공급이 늘어나는 상황은 당분간 원화 강세의 배경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중동 긴장과 국제유가 상승, 단기간 환율 급락에 따른 저가 달러 매수 등은 환율의 일방적인 하락을 제한하는 변수다. 실제 9월 1일에도 중동 긴장 재부상과 국제유가 상승이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철강업계가 봐야 할 것은 ‘달러 가격’보다 ‘원화 착지가격’이다

환율이 철강시장에 미치는 효과를 가장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곳은 수입재다.


예를 들어 해외 철강재 가격이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고 가정해 보자. 톤당 500달러짜리 철강재는 환율이 1,559.20원이던 때에는 원화 환산가격이 약 77만9,600원이었다. 현재 1,370.40원을 적용하면 68만5,200원이 된다.


제품의 달러 가격이 단 1달러도 내려가지 않았는데 환율만으로 톤당 약 9만4,400원의 차이가 발생한다.


달러 표시 가격환율 1,559.20원환율 1,370.40원환율 효과
500달러/톤779,600원/톤685,200원/톤-94,400원
550달러/톤857,560원/톤753,720원/톤-103,840원
600달러/톤935,520원/톤822,240원/톤-113,280원

※ 제품가격·환율만 적용한 단순 환산이다. 운임, 관세, 반덤핑관세, 금융비용, 통관비용, 부가가치세 등은 제외했다. 7월 환율 고점 및 9월 1일 환율 기준.


여기서 철강시장에서 유용한 간단한 계산법이 하나 나온다.

달러 가격이 톤당 500~600달러인 철강재라면 원·달러 환율이 10원 움직일 때 원화 환산가격은 톤당 약 5,000~6,000원 움직인다.


환율이 50원 내려가면 2만5,000~3만원이다.

최근과 같이 국내산과 수입재의 유통가격 차이가 수만원 수준에서 형성되는 시장에서는 결코 작은 숫자가 아니다.


8월 하순 국내 열연 유통시장에서도 국내산 열연이 톤당 약 96만5,000원, 수입재가 약 92만5,000원 수준으로 조사돼 가격 차이가 약 4만원에 불과했다. 따라서 국제 철강가격이 보합이라고 하더라도 환율이 40~50원 추가 하락하면 수입재의 가격 경쟁력은 상당히 달라질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고환율 재고’와 ‘저환율 신규재’의 충돌이다

유통업체와 수입업체 입장에서는 환율 하락이 반드시 반가운 것만은 아니다.

7월 1,500원대 환율에서 계약하거나 결제한 철강재가 아직 창고에 남아 있는 상황에서 신규 수입재가 1,300원대 환율을 적용받기 시작하면 두 재고 사이에 큰 원가 차이가 발생한다.


기존 재고 보유자는 높은 매입원가를 회수해야 한다. 그러나 고객은 앞으로 들어올 저가 재고의 원가를 이미 계산하기 시작한다.

결국 시장에서는 이른바 ‘구재고와 신재고의 가격 충돌’이 발생한다.


이는 환율 상승기와 정반대의 현상이다. 환율 상승기에는 기존 저가 재고를 가진 업체가 가격 인상 과정에서 평가이익을 확보할 수 있지만 환율 급락기에는 고가 재고 보유업체가 가격 하락을 따라가지 못해 재고 회전이 늦어질 수 있다.


따라서 지금 유통업체에 중요한 지표는 단순 재고량보다 재고가 어느 환율에서 매입됐는가다.

같은 열연 1만 톤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1,500원대에 확보한 재고와 1,370원에서 확보한 재고는 시장 대응력이 전혀 다르다.


수입업체는 “환율이 떨어졌으니 이익”이라는 계산이 항상 맞지 않는다

철강 수입거래에는 계약일, 선적일, 통관일, 결제일이 서로 다르다.

따라서 현재 환율이 1,370원이라고 해서 모든 수입업체가 그 환율의 혜택을 보는 것은 아니다.


이미 선물환을 통해 환율을 고정했다면 현물환율 하락 효과는 제한된다. 반대로 환헤지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달러 결제를 앞두고 있다면 최근 환율 하락이 직접적인 원가 절감으로 연결될 수 있다.


결국 같은 중국산 열연을 같은 달러 가격에 계약했더라도 계약 시점과 환헤지 방식에 따라 실제 원화 매입원가는 달라진다.

앞으로 수입 철강재 가격 경쟁을 분석할 때 달러 오퍼가격만 비교해서는 시장의 실제 원가를 설명하기 어려운 이유다.


원화 강세는 국내 철강사의 ‘가격 인상 논리’를 약화시킬 수도 있다

철강사가 원가절감 효과를 얻는다는 사실과 국내 제품가격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오히려 환율 하락이 빠르게 진행되면 구매자는 이렇게 반응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 가격은 그대로인데 환율이 30원 내려갔다. 다음 선적분은 더 싸지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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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대가 형성되면 실제 수입재가 입항하기 전부터 국내 유통가격에 하락 압력이 발생한다.


환율은 단순히 실물 수입원가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구매자의 기대가격까지 변경하는 변수인 셈이다.

특히 열연, 스테인리스, 일부 철근 등 수입재와 국내재 간 대체 가능성이 높은 품목에서는 이러한 효과가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자동차강판이나 특수 규격 후판처럼 인증, 품질, 장기 공급계약 등 진입장벽이 높은 제품은 단순 환율 변화만으로 수입대체가 빠르게 진행되기 어렵다.

따라서 이번 원화 강세의 영향도 철강제품 전체가 동일하지 않다.


수출 철강사는 정반대 계산…달러 매출의 원화 가치가 줄어든다

수출에서는 계산 방향이 뒤집힌다.


FOB 600달러에 철강재를 수출한다고 가정할 경우 환율 1,559.20원에서는 원화 매출이 톤당 약 93만5,500원이지만 환율 1,370.40원에서는 약 82만2,200원으로 줄어든다.


해외 판매가격이 그대로라면 원화 기준 매출은 톤당 약 11만3,000원이 감소하는 셈이다.

8월 철강 수출이 전년 대비 8% 증가한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환율은 수출 물량 못지않게 중요한 채산성 변수다.


철강사로서는 달러 표시 수출가격을 올리는 방법이 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일본·인도 등과 경쟁하고 있는 만큼 환율 하락분을 그대로 가격에 전가하기 어렵다.


따라서 원화 강세가 이어질수록 국내 철강사들은 수출량 자체보다 수출 톤당 원화 수익성을 더욱 엄격하게 따질 가능성이 있다.


9월에는 방향보다 ‘60원 변동폭’을 봐야 한다

시장 전문가들이 예상한 9월 원·달러 환율 범위는 대략 1,351~1,409원이다.

이 범위를 철강재 가격으로 환산하면 의미가 더욱 분명해진다.


달러 표시 철강가격환율 1,351원환율 1,409원원화가격 차이
500달러/톤675,500원704,500원29,000원
550달러/톤743,050원774,950원31,900원
600달러/톤810,600원845,400원34,800원


같은 달러 가격의 철강재라도 9월 예상 환율 범위 안에서만 톤당 약 3만원 안팎의 차이가 날 수 있다는 의미다.

따라서 지금 철강업계가 환율을 볼 때 중요한 것은 “1,350원까지 내려갈 것인가”를 맞히는 것이 아니다.


어떤 환율에서 계약했고, 어떤 환율에서 결제하며, 다음 물량의 교체원가가 얼마인가를 관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철강시장 참여자별 대응도 달라져야 한다

철강사는 수입재와의 원화 가격차를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달러 표시 국제가격이 오르더라도 원화가 더 빠르게 강세를 보이면 국내 시장에서 체감되는 수입가격은 오히려 내려갈 수 있기 때문이다.


유통업체는 평균 재고단가보다 재고의 환율별 층위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 고환율기에 매입한 재고를 많이 보유한 업체일수록 회전율과 현금화가 중요해진다.

수입업체와 트레이더는 오퍼가격보다 환헤지와 결제시점 관리가 수익성을 좌우할 가능성이 커졌다.


가공업체와 수요가는 원화 강세가 지속된다면 신규 수입재의 교체가격을 근거로 국내 공급사와 가격협상에 나설 수 있다. 반면 환율이 급반등하면 기다렸던 구매가 한꺼번에 나올 수도 있어 지나친 발주 지연 역시 위험하다.


환율 하락의 진짜 철강 변수는 ‘수입가격의 하단 이동’이다

최근 원화 강세를 철강산업의 원가 절감이라는 한 방향으로만 해석하면 시장의 절반밖에 보지 못한다.


철강업계에서 더 직접적인 변화는 국제 철강가격을 원화로 바꾸는 환산 기준 자체가 크게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수입재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고환율 재고의 부담을 키우며 국내 철강사의 가격 방어를 어렵게 할 수 있다. 동시에 수출 철강사에는 원화 채산성 악화라는 반대 효과가 발생한다.


따라서 향후 국내 철강가격을 결정하는 방정식은 단순한 국제 철강가격이나 원재료 가격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워진다.

해외 철강가격 × 환율 + 무역조치 + 운임 = 국내 수입재 교체가격


이 가운데 환율 변수가 두 달 만에 10% 이상 움직였다.

9월 철강시장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것은 원·달러 환율 자체의 숫자가 아니라 환율 변화가 국내 수입재의 새로운 가격 하단을 어디까지 끌어내릴 것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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