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 반제품 시장에서 인도네시아산 빌렛과 슬래브가 잇따라 거래되며 수출 기준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가장 최근 확인된 거래는 베트남향 빌렛이다. 인도네시아 생산자가 기초 규격 빌렛 3만톤을 475달러/톤 FOB에 판매했으며, 베트남 도착가격은 약 495달러 CFR로 추정된다. 베트남 수요가가 높은 수입 스크랩 가격 부담을 피해 빌렛 조달로 일부 방향을 돌리고 있다는 점이 이번 거래의 핵심이다.
인도네시아 빌렛 3만톤 475달러 FOB…베트남 도착 495달러선
이번 빌렛 거래는 12월 선적분 3만톤 규모다. 시장에서는 별도로 인도네시아산 빌렛 2만톤이 480달러 FOB에 거래됐다는 정보도 나왔지만 확인되지 않아 기준 거래로 보기는 어렵다. 비교 기준이 되는 7월 말에는 인도네시아산 빌렛 총 7만톤이 458달러 FOB에 베트남으로 판매된 바 있다. 단순 비교하면 최근 확정 성약은 7월 말보다 17달러 높은 수준이다.
| 품목 | 원산지→도착지 | 물량 | 가격 | 선적 | 출처 |
|---|---|---|---|---|---|
| 빌렛 | 인도네시아→베트남 | 3만톤 | 475달러/톤 FOB | 12월 | 시장 |
| 빌렛 | 인도네시아→베트남 | 3만톤 기준 도착가 | 약 495달러/톤 CFR | 12월 | 시장 추정 |
| 슬래브 | 인도네시아→인도 | 5만톤 | 477달러/톤 FOB | 11월 | 시장 |
| 슬래브 | 인도네시아→태국 | 3만톤 | 480달러/톤 FOB | 11월 | 시장 |
| 슬래브 | 인도네시아→EU | 미확인 | 485달러/톤 FOB | 11월 | 시장 |
| 중국 탕산 빌렛 150mm | 중국 내수 | - | 3,000위안/톤(약 444달러) | 현물 | 시장 |
스크랩이 비싸지자 베트남은 빌렛을 대안으로 계산
베트남이 빌렛에 관심을 높인 배경에는 스크랩 가격 상승이 있다. 일본산 H2 스크랩 오퍼는 375달러 CFR까지 올라왔고 미국산 벌크 HMS 1&2(80:20)도 395달러 CFR 수준으로 높아졌다. 현지 제강사는 스크랩을 녹여 빌렛을 생산하는 원가와 수입 빌렛을 직접 투입하는 원가를 비교하게 된다. 원료와 전력비를 포함한 전기로 원가가 빠르게 오를 경우, 수입 빌렛이 재압연사에는 더 단순한 비용 구조가 될 수 있다.
베트남 내수 스크랩도 9월 17일부터 2mm급 구매가격이 kg당 100동, 톤당 약 4달러 올라 9,800동/kg(약 377달러/톤) DDP로 조정됐다. 봉형강 판매가격은 3주째 큰 변화가 없지만 원료와 반제품 비용이 모두 높아져 향후 제품가격 인상 압력은 커지고 있다.
슬래브는 인도·태국·유럽으로 477~485달러 FOB
판재류용 반제품인 슬래브에서도 인도네시아산 거래가 이어졌다. 인도향 5만톤은 477달러 FOB, 태국향 3만톤은 480달러 FOB에 거래됐으며 모두 11월 선적분이다. 유럽향 거래는 485달러 FOB 수준이 확인됐다. 거래 시점은 각각 최근 2주에서 한 달 사이로 다르지만, 아시아산 슬래브의 수출 기준이 470달러 후반~480달러 중반에 형성돼 있음을 보여준다.
빌렛과 슬래브의 가격을 직접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품목과 수요처, 규격, 압연 후 제품이 다르기 때문이다. 다만 두 시장 모두 인도네시아 공급이 아시아 수입 수요의 기준점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은 공통적이다. 빌렛은 스크랩과 경쟁하고, 슬래브는 열연·후판 생산원가와 직결된다.
재압연사·트레이더는 완제품과의 스프레드가 핵심
베트남 재압연사는 495달러 CFR 안팎의 수입 빌렛을 받아 철근·선재로 압연했을 때의 마진을 계산해야 한다. 완제품 가격이 제자리라면 빌렛 상승을 무한정 따라갈 수 없다. 슬래브 구매자는 현지 HRC·후판 판매가격과 슬래브 도착원가, 운임을 함께 비교해야 한다. 반제품 가격이 먼저 오르고 완제품 수요가 따라오지 못하면 재압연사의 주문은 다시 늦춰질 수 있다.
관전 포인트
단기적으로는 인도네시아산 빌렛의 추가 베트남 성약 여부와 480달러 FOB 수준의 실제 수용 여부가 중요하다. 슬래브는 인도·태국 수요가 480달러 전후 가격을 얼마나 반복적으로 받아들이는지가 기준선이 된다. 반제품 시장은 원료가격과 완제품 가격 사이에 위치하기 때문에 스크랩 상승이 계속되더라도 철근·열연 수요가 약하면 추가 상승폭은 제한될 수 있다.
아시아 반제품 수급은 원료 대체와 압연 마진이 동시에 좌우
이번 거래의 의미는 인도네시아산 반제품 가격 자체보다 구매자의 선택지가 바뀌고 있다는 데 있다. 스크랩을 투입해 직접 제강하는 것보다 수입 빌렛을 구매해 압연하는 편이 유리해지면 베트남 전기로의 원료 구매 강도는 낮아질 수 있다. 반대로 스크랩이 조정되거나 전력비 부담이 완화되면 빌렛의 가격경쟁력도 빠르게 약해질 수 있다. 슬래브 시장에서도 같은 논리가 작동한다. 열연·후판 판매가격이 충분히 높지 않으면 재압연사는 480달러 안팎의 슬래브를 공격적으로 사기 어렵다.
트레이더는 FOB 가격만 비교하기보다 운임과 금융비용, 선적월을 함께 계산할 필요가 있다. 11~12월 선적분은 도착시점의 계절수요와 재고수준이 현재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베트남은 우기 종료 이후 수요 회복 기대가 있지만, 실제 봉형강 판매가 회복되지 않으면 반제품 재고가 늘어날 수 있다. 거래가 이어지는지 확인하기 전까지는 한두 건의 성약을 전체 시장의 강세 전환으로 확대해석하기 어렵다.
구매 타이밍도 중요하다. 스크랩과 빌렛의 스프레드가 빠르게 바뀌는 국면에서는 재압연사가 한 원료에 장기간 고정되기보다 월별 생산계획에 따라 조달 비중을 조정할 가능성이 크다.